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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Feb 27. 2018

세팅과 복원

보이게끔 두는 것과 남 모르는 동력

해가 바뀌어 가는 사람 오는 사람

어떤 행위의 뒷정리를 마치면서 주고받는 감흥의 나댐 등이 모여 술자리를 이룬다. 겨울 특강을 마쳤고 날 풀려 금요 포럼을 열고 다랑쉬 조경문화답사로 서울 재생 사업을 둘러보고 다녀와서는 국화주와 곡주를 나누느라 볼상 사나웠다.


울렁이는 속을 가만히 관찰하니

두 개의 단어가 떠다녔다. 가만히 두자는 세팅과 몸의 움직임인 복원력이다. 세팅의 입장에서는 곡기를 끊게 한다. 해장도 물도 꺼린다. 이건 가히 군림하듯 한쪽을 차지한다. 이럴 때는 누워서 앓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어떤 조치도 무력하다. 어려서부터 겪어왔던 일이다. 그래서 안다. 대응하지 않는다.

귀 기울이면 언 땅 풀리듯

몸안에서 빗발처럼 우두둑한다. 환청?이라고 했다가 소리가 아닌 물리적 움직임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 고요함 속에서 얼음물 풀리는 시냇가를 만난다. 매끈한 결을 타다 급류를 만나고 장애물을 통과하느라 분주하다. 흡사 봄이 오느라 날 풀리는 소리 같다. 부딪히고 깎이느라 소리를 낸다. 나는 입을 꾹 눌러 막고 신음이 새 나오지 않게끔 단속한다.

휴림 산방 차실을 정리했다.

오래도록 사용한 평상을 들어냈다. 그 자리에 테이블 2개를 연결했다. 세팅되고 복원된 몸이 노닐 곳이다. 거닐고 노닐 수 있으니 생각도 자리를 잡는다. 정리하는 김에 만리동 답사에서 본 벽 선반을 떠올리게 된다. 이 또한 닿을 수 있으려나. 천천히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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