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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Jul 19. 2018

어미의 치마폭

산수국, 그늘로 눈 시원해

땡볕, 또는 불볕더위에도 할 말은 남겨

처음에는 유혹이라 미물을 손짓하더니

알알이 고르고 탱탱하게 소임 다하고


분기탱천커녕 다소곳이 제 몸 뒤집어

가을까지 헛헛하여 가누지 못할까 했건만

기어코 단풍으로 몸 버리며 가누더니


어찌 울긋불긋 세상의 이치대로 어울리는지

변하지 않는 게 어미의 사랑이라더니

때때로 변하여 풍파에 맞추는 것도 어미라


산수국, 네 어이 어미를 닮아 배고플까.

후루룩 말아 마시듯 부족한 곡기를

시퍼런 치마폭으로 만드는 그늘


(온형근, '어미의 치마폭'.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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