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묘장 관수

1시간여 드는 생각

by 온형근

어린 묘목을 관수하며 키우는 온실 육묘는 물주기가 제일 중요하다. 물주기 3년해야 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 한다. 3년동안 관수 한 번 못하고 통과하는 시대다. 각종 자동 관수 시스템을 구비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스에 노즐을 끼우고 물주기는 구시대 유물은 아니다. 직접 해보면 안다. 말하자면 손맛이다.


1시간여 계속되는 뜨거운 온실의 폭염 속에서 나는 물주기를 하였던가 명상에 들었던가? 나무와 옹알이 하듯 뭔가 대화의 실마리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무와의 대화이기도 하고 사람과의 얽히고 섥힌 실마리이기도 하다. 노즐에서 여러 줄기로 순하디 순하게 쏟아지는 포물선은 그 자체로 善이다. 막히고 답답한 것도 풀린다. 물주기는 그래서 도에 이르는 수련의 방법을 지니고 있다.


옷이 다 젖는다. 바지까지. 신발도 젖는다. 어떤 것은 땀에 이르러 젖고 어떤 것은 관수의 물줄기에 이르러 젖는다. 젖고 나면 끈적끈적한 상의를 벗어 내고 싶다. 달라붙어 끈적이는 느낌이 완전히 물귀신이 되지 않는 한 유쾌하지 않다. 그래도 관수의 느낌은 포만감처럼 뿌듯하다. 어린 묘목과 물주기는 과히 특별한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