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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형근 Aug 10. 2023

청정하여 기쁜

차 한 잔 하듯

2020.07.04.

#茶緣茶事

저 길을 걸어 가던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저 길에서 빛나는 꿈을 품었다. 삼십사 년, 그렇게 나무의 몸집을 키우고 숲을 이뤘다. 숲의 일부였던 하늘이가 또 다른 빛나는 꿈을 향해 숲을 이루는 첫 날이다. 딸을 여위는 게 아니라 새로운 숲이 되라고 잎새를 흔들며 축하해주는 날이다. 아이가 걷는 길에 아빠인 내가 첫 발을 함께 걷는다. 나는 천년의 기운을 그 순간 끌어모아 아이에게 건네주려한다. 차 한 잔 하듯 깊고 그윽한 순간이었으면 좋겠다. 천지만물의 영험함으로 청정한 식장이 되라고 서둔벌,  성록의 기운을 모은다.


-이천이십년 칠월 나흗날, 月白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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