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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경 Oct 04. 2022

삶을 바꾸는, 이야기의 힘 - 이어령

아이처럼 질문하며 나아가는 삶

우리 안에 8마리 원숭이가 있다.

천장엔 맛있는 바나나를 매달아 놨고 이 바나나를 딸 수 있게 사다리를 두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맛있는 바나나를 먹을 수 있지만, 사다리의 꼭대기에 올라가는 순간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쏟아지게 되어 있다. 한 용기 있는 원숭이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바나나를 먹으려 하지만 우리 안에 물이 쏟아져 깜짝 놀라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 광경을 본 우리 안의 원숭이들은 더 이상 바나나를 따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그러다 새로운 원숭이가 우리 안에 들어왔다.

이 원숭이 역시 바나나를 향해 돌진한다. 하지만 기존에 있던 원숭이들은 물이 쏟아지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새로운 원숭이를 막아서고 잡아당겨 올라가지 못하게 막는다. 새로 온 원숭이는 이유도 알지 못한 채 그렇게 바나나를 포기한다. 이후 새로 들어온 다른 원숭이들도 원래 있던 원숭이들에 의해 관습처럼 바나나를 따려 시도하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에서 바나나는 무엇일까?


어릴 때부터 엄마는 곧잘 이런 얘기를 해주셨다.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사업보단 안정적인 회사에 취직하고 정년퇴직해야 해." 그렇지만 아이러니한 건 엄마는 직장생활을 제대로 해본 적은 없으셨고 아빠는 사업으로 꽤 돈을 버셨다는 사실이다. 사업가의 아내로서 분명 엄마는 힘드셨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말로 사업은 나쁜 것일까? 나는 이런 질문을 하지 않은 채로 대학을 졸업했고 회사에 취직해 월급을 받아 지금까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이후 나는 2년 전 뒤늦게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 있던 사업이라는 단어를 뒤집어 생각해볼 수 있었다. 3권까지 다 읽고 나서 나는 아빠에게 농담 삼아 따졌다. 왜 이 책을 나한텐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그랬더니 아빠가 말씀하시길, "그땐 아빠가 너무 바빴지~" 아.. 뭔가 씁쓸했다. 궁금해하지도 않고 질문을 하지도 않은 어릴 적 그때의 내가 너무 아쉽고, 바빠서 자식들에게 좋은 것도 알려주지 못한 아빠도 안타까웠다.



스스로 질문하는 연습


이 책은 8마리의 원숭이 이야기가 진짜 실험을 한 이야기인지, 아니면 누군가 전해오는 구전 같은 이야기인지 진위여부를 물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나는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어령 선생님이 하는 얘기니까. 진짜 실험을 했던 이야기겠거니 받아들인 것이다. 쏟아져 나오는 지식과 정보의 세상 속에서 나도 어느샌가 질문하는 것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었구나.


아이들은 끊임없이 질문한다. 왜 하늘은 파란지, 왜 사람은 두 발로 걷는지, 마음은 무슨 모양인지. 그렇게 우리 모두 질문하며 자라다가 어느샌가 가르침을 받고 자라면서 스스로 의문을 가지는 것을 포기하고 정답을 찾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이어령 선생님은 스스로 질문하고 나만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8마리 원숭이의 이야기를 새롭게 바꿔보는 것을 제안한다. 더불어 이야기를 만들 때 원숭이들에게 각각의 개성도 부여하면서 말이다. 



나만의 질문 방법


살면서 아예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뭐 먹고살지? 왜 매출이 오르지 않지? 현재 상황에 대한 막연한 질문들인 것 같다. 어차피 바로 답도 보이지 않는 질문들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부터 질문을 해보려고 한다. 리프레쉬 휴가를 오스트리아로 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최근엔 이 나라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고 있다. 


여행과 관련된 목적이긴 하지만 서점에서 오스트리아 여행 에세이책을 찾아보다 오스트리아에서 역사적으로 유명한 장소에 대한 히스토리와 저자의 생각까지 엿볼 수 있는 책이 있어 구매했다. 박종호 님께서 쓴 <빈에서는 인생이 아름다워진다>라는 책인데 클래식에도 조예가 깊으셔서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작곡가들의 숨겨진 이야기들도 알 수 있었다. 덕분에 여행을 준비하는 내내 들었던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중에 오스트리아는 사실 모차르트가 대표적인 아이콘인데 사실 그의 음악을 많이 들어본 적은 없었던 터라 <아마데우스> 영화도 다시 보게 되었다. 2인자 살리에르의 입장에서 그려진 모차르트의 재능과 그의 짧은 인생이 너무 안타까웠다. 영화에서 그려진 모차르트라는 캐릭터는 정말 사실에 입각한 것일까? 하는 의문으로 인터넷도 검색해보며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되고,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시 배우고 있다. 



책 한 권을 읽고 이렇게 무언가를 실천하는 것. 

책 한 권이 또 나의 삶을 바꿔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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