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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경 Oct 22. 2022

비엔나로 휴가를 왔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오스트리아 여행

회사에서 리프레쉬 휴가 2주를 받아 큰맘 먹고 오랜만에 해외여행을 왔다. 18시간 인내의 비행 끝에 드디어 이곳에 도착했다. 일단 숙소를 찾아가 본다. 내 하반신만 한 큰 캐리어를 들고 좁은 기차 문을 오르려니 앞서 올라간 현지인이 독일어로 뭐라 하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시크하게 가방을 턱 하니 올려주고 갈 길을 간다. 그의 쿨한 친절함에 확실하게 나는 이방인이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숙소에 도착하니 오후 3시 십분. 시원하게 샤워를 마치고 링 거리를 걸어보려 출발했다. 이번 여행은 계획형 J인 나를 좀 내려두고 띄엄띄엄 일정을 짰는데, 보통 이런 식이다.

- 벨베데레 조깅

- 벨베데레 미술관 구경

- 대충 점심

- 숙소에서 씻기

- 알베르티나 미술관 구경

- 뭐하지? 모르겠다..?

이것도 계획 아니냐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맛집까지 다 찾아봤던 예전의 내가 이걸 보면 기겁을 했을 테니.. 나름 무계획 여행이라고 봐주면 좋겠다.


도착하니 날씨가 꽤 쌀쌀하고 길을 걸어 배가 고파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 근처 굴라쉬 맛집을 검색했다. 들어가 보니 할머니와 할아버지만 있는 지역 로컬 맛집 느낌..! 내 느낌은 적중했다. 굴라쉬가 정말 맛있었고 탭 맥주도 청량하게 목구멍을 넘어가니 아, 내가 진짜 다른 나라에 있구나 실감했다.


Ilona Stüberl 헝가리 음식점 여기 강추..


알딸딸하게 있는데 카톡이 왔다. 어디세요?

출국 전 유랑 카페에서 동행을 구했다. 이 분은 엄마 나이대의 여성분이신데 얘기를 나눠보니 음악이며 미술이며 나와 맞는 취향이 꽤나 많았다. 심지어 오스트리아 여행 에세이 책도 똑같은 책을 읽었더랬다. 그렇게 굴라쉬를 다 먹으며 정리를 하던 차에 그녀가 오길 기다리는데 누군가 당차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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