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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경 Oct 29. 2022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도시 첼암제 1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오스트리아 여행

이번 여행에서 나름 기대했던 도시는 바로 첼암제 Zell am see였다. 둘레 10km가 조금 넘는 호수를 끼고 있는 작은 도시였는데 여름엔 이 호수에서 수영을 할 수 있고, 겨울엔 바로 옆 카프룬이란 도시에서는 알프스 산맥에서 스키를 탈 수 있는 휴양 도시이다. 또 유명한 스파 리조트가 있어서 사진만으로 기대감을 잔뜩 가지고 이 곳을 계획했었다.


비엔나에서 출발하는데 불행히도 비가 오기 시작. 역시 날씨 요정이 나에겐 오지 않는군 하는 생각과 함께 첼암제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다섯 시간만에 도착한 첼암제는 역시나 비가 오고 있었다. 설상가상 기차역에서 호텔이 그리 멀지 않을  알았는데 오르막이라니.. 10 거리였지만 비가 오고 짐은 무거워 추운 날씨인데도 땀이 났다.


OBB 기차 안에서


그냥 보기에도 내가 지쳐보였는지 친절한 호텔 매니저가 3층이었던 내 방까지 그 무거운 캐리어를 번쩍 들어 옮겨다 주었다. 참고로 이 숙소는 엘리베이터가 없고 계단이 좁아 이 큰 캐리어를 옮기는게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겨우 도착한 나의 호텔 룸을 보자마자 고생이 싹 잊혀졌다. 작지만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창문 뷰가 너무나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게스트하우스 하프너(친절했던 숙소)

+43 6542 723960

https://maps.app.goo.gl/FxRvxqewJbwTeRH59?g_st=ic



밖은 비가 오지만 비 맞으면서 하는 야외 스파, 알프스 산맥을 보며 언제 따듯한 물에 몸을 지지겠나싶어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밖을 나섰다. 660번 버스를 타고 타우에른 스파 리조트에 도착했다. 1일권과 3시간 짜리 이용권이 있었는데 오후 네시쯤 도착해서 나는 3시간 짜리를 끊고 챙겨온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스파 공간으로 갔다.

(3시간 이용권은 64유로 정도)



야외 온천장으로 나간 순간,  트인 안개  산맥 풍경을 바라보며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니 마음의 짐이  씻겨져 내려가는  같았다. 실은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혼자 이런 리조트에 가서  할까? 싶었지만 우려도 잠시, 챙겨간 수경까지 끼고 혼자서 자유형 연습도하며 아주 즐겁게 물놀이와 휴식을 동시에 만끽했다. 나란 인간 생각보다 혼자서 노는구나?


내리는 비를 얼굴로 맞으며 몸은 따듯한 물 속에 있으니 아무런 생각도 들지않았다. 이번 여행에서 생각을 정리하려고 했던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이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았고 오로지 이 순간을 마음껏 즐겼다. 하지만 이것 하나 만큼은 확실했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혼자서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있을 때만 알 수 있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타우에른 스파 호텔 & 테르메

+43 6547 20400

https://maps.app.goo.gl/iAfb7LsMQbgxXjgy9?g_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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