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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경 May 30. 2020

자전거와 친해지기3 - 안장통

스페셜라이즈드 미믹 안장 + 아소스 우마 GT 팬츠


안장통 줄이는 방법


1. 안장 교체

2. 자전거 쫄쫄이 의류 입기

3. 고통에 무뎌질 때까지 존버하기..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샀을 때는 앞으로 신나게 탈 생각만 했을거다. 안장통이란 고통은 모른 채..

자전거에 입문하고 페달을 굴리다보면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기 때문에 한 시간은 기본으로 타게 되는데 안장이 생각보다 딱딱하다. 그냥 의자에 앉아있는 것도 아픈데, 엉덩이 축과 허벅지 근육을 써서 페달을 밟아야 하기 때문에 엉덩이 특히 좌골에 집중되는 부담이 상당하다. 안장통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안장을 바꿔보기로 했다. 여자와 남자의 소중이는 다르기 때문에 성별이 구분되어 있다(성별 구분없이 나오는 안장도 있음). 검색해보니 대부분이 여성용 안장은 스페셜라이즈드의 미믹을 추천했다. 가격은 .. 비싸다. 자전거를 사고나면 그게 끝이 아니라더니 이게 그건가?.. 기왕 자전거를 샀는데 이런 고통 때문에 자전거를 쉽게 포기하는 건 싫었다. 고통을 줄여주는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투자했다. 13만원을 결제했다.

개미지옥 시작이다.  


구매하려고 보니 안장에도 사이즈가 있다. 좌골사이즈에 따라 다르다는데 셀프 자가 측정으로 내 좌골사이즈를 대략 알아냈다. (샵에 가서 정밀한 검사를 받는 것을 추천) 안장이 도착했다. 여성용 안장이라 그런가 앞부분이 더 폭신폭신했다. 좋다. 이제 교체해야지. 다이소에서 산 육각렌치 세트를 꺼냈다. 그런데 엥? 볼트가 도저히 안 빠진다.. 손바닥에 물집 잡힐 정도로 돌렸는데 도저히 안 돌아간다. 곧장 근처 자이언트 샵으로 돌진.


샵 사장님이 쓰는 육각렌치는 손잡이 길이가 더 길다. 쉽게 빼신다. 이게 뭐라고.. 육각 렌치 제대로 된 거 하나 사야겠다 싶었는데 사장님이 한 말씀 하신다.


사장님 : "손목 안아프세요?”

나 : “아프긴 아픈데..원래 아픈거 아니예요?”

사장님 : “하아.. 이거 어디서 사셨어요?"  


자세가 안 좋아서 손목이 아픈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핸들바의 각도도 잘못되어 있었다. 보통 로드자전거와 하이브리드는 다리 길이에 맞춰서 핸들바보다 안장이 높아지기 때문에 핸들을 잡는 손목 각도가 아래로 기울어지기 마련인데(아래 이미지 참조), 팔꿈치에서 내려오는 각도에서 손목이 다시 위로 솟는 각도로 세팅되어 있던거다.. 그러니 자세뿐만 아니라 핸들바 각도도 손목에 영향을 끼쳤던 것.  



사장님께선 이건 그 샵에서 잘못해준 거라고, 이렇게 팔면 안 되는데.. 라며 한숨을 쉬셨다. 그리고 안장은 왜 바꾸시냐고 물어보셔서 소중이 앞쪽이 아파서 구매했다고 했더니, 안장 각도를 앞쪽으로 내려가게 1도를 내려주시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앉아서 자세를 잡아보니 훨씬 나아졌다. 손목도 어깨에서 브레이크레버를 잡는 각도가 일직선으로 맞춰지고 안장에 타고 내리기도 편해졌다. 공임비는 5천원이 들었다. 전혀 아깝지 않은 돈이었다. 오히려 잘못된 자전거 세팅을 먼저 알려주셔서 감사했다. 안장을 바꾸니 조금 나아졌지만 1시간 반이 넘어가니 고통은 여전하다. 근데 이것만으론 뭔가 부족하다..? 다른 방법을 찾아봤다.



2. 라이더들의 필수품 하의 쫄쫄이(빕 팬츠 or 빕숏)다.
 

최시원의 꼬춘쿠키로 유명해진 라이더의 필수품 쫄쫄이. 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상/하의가 다 쫄쫄이로 된 옷을 입을까? 하의 쫄쫄이 엉덩이 부분에는 두터운 패드가 달려있어 안장통을 줄여주는데, 대신 속옷을 입지 않고 타야 한다.. 내 몸의 실루엣이 다 드러나는 쫄쫄이로도 민망한데 속옷을 입으면 안된다니?!!


자전거를 오래 타다보면 속옷에 습기가 차고 계속 페달질을 해야 하니 속옷에 살이 쓸린다. 그렇기 때문에 쫄쫄이를 입을 땐 속옷을 입지 않는게 거슬리는 것 없이 편하고 라이딩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다만 착용 후 매일 세척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덤이다. (한 여름에 장거리를 라이딩할 경우 땀이 차기 때문에 쫄쫄이여도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고 한다 ㅠㅠ)


32살 되기까지 필라테스 외에 다른 운동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서 스포츠 의류는 생전 처음이었는데, 빕숏(멜빵 바지 형태)은 아직 부담스럽고 빕 팬츠(타이즈 형태)를 구매했다. 사이즈는 인터넷 후기를 참조하여 입어보진 못하고 주문을 했는데 입는 순간 너무 타이트한가 싶었으나 딱! 맞았다. 확실히 두터운 패드 덕분에 기저귀를 찬 듯해 엉덩이가 어색하긴 했으나, 어차피 자전거 탈 땐 앉아만 있으니까. 하하.



내가 구매한 빕 팬츠는 아소스 우마 팬츠인데 자전거 의류 중에서도 비싼 브랜드에 속한다. 안장에 이어서 안장통을 줄이기 위한 발악이랄까..? 그리고 소중이에 직접 닿는 부위이다 보니 너무 저렴한 제품은 되려 불안했다. 이왕 오래 입고 즐겁게 운동할 생각을 하니 비싸도 그 만한 가치가 있겠다 싶었고, 역시나 확실히 좋다는 걸 느꼈다.  


안장 교체와 패드 쫄쫄이까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라이딩에 집중이 되면서 더 좋은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도 오래 타면 결국 엉덩이는 아프다. 패드도 쿠션감이 있기 때문에 계속 위에서 누르는 압박감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하지만 나의 경우는 그렇게 안장통이 극심?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즐기는 편.. 변태인 듯ㅎㅎㅎ..

어떤 운동이든 근육을 손상시키고 다시 근육이 회복할 즈음 손상시키고.. 이를 반복적으로 행해지다보면 근육이 커지는게 운동 아닌가? 라는 게 나의 기본 마인드라 안장통도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방법 3은 존버다. 혹은 고통을 즐기기


안장통을 줄이는 방법을 요약하자면, 1. 안장을 바꿔본다 2. 궁극의 쫄쫄이를 입는다 3.고통이 잊혀질 때까지 존버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전거를 탈 준비가 된 자린이는 동호회를 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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