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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할아버지 Mar 31. 2022

코로나 확진, 그 일주일 이야기.

코로나 확진을 핑계로 세상일 모두 잠시 접어둔다.

세상 모든 일은 뜻대로만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항상 면역력이 문제가 있는 우리 홍 여사에게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봐 사람들 만나는 것도 조심하고 또 조심했었는데 코로나 확진 문자에 잠시 정신이 아득해진다.

사람들 만날 때마다 마스크도 철저히 했고 손 씻기도 생활화했는데 아마도 식사를 한 것이 잘못된 것 같다.

면역력이 약한 홍 여사를 위해 될 수 있으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해 왔는데 목공 장비를 볼 수 있다고 하여 초대에 응 했다가 어디에서 감염되었는지도 모르게 코로나에 걸린 것 같다.

코로나 확진은 다른 사람들 이야기이고 남에 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었는데 내가 확진자가 되고 보니 이게 남의 이야기 만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난 금요일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보려고 약속 장소인 수목원엘 들렀다.  친구의 손길이 닿아 깨끗한 환경의 전시실, 기계실 등등 친구의 안내로 수목원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물론 마스크는 확실하게 쓰고 혹시라도 몰라서 적당한 거리 두기를 하고 안내하는 분의 설명도 잘 들었다.

그리고 점심시간 푸짐하게 차려진 시골밥상의 메뉴를 보며 또 혹시 몰라 내가 먹을 만큼만 개인 접시에 음식을 덜어 먹으며 나름대로는 철저히 방비를 하며 점심식사를 마쳤다. 오후에 양평 작업실에 들러 반 시간 정도 머물렀었는데 그중에 어디엔가에서 감염이 된 것 같다.


토요일 저녁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열이 나는 것 같고 온몸이 오한을 느껴 두꺼운 옷을 껴 입었다. 어제 만난 사람들 중에 코로나 걸린 사람이 있었을까 걱정을 하면서도 애써 코로나는 아닐 거야 하면서 위안을 해본다.

그렇지만 만에 하나라도 하는 마음으로 홍 여사는 근처에도 못 오게 하고 혼자만의 격리를 한다. 밤새 악몽에 시달리며 다음날 PCR 검사를 받으러 갈 시간만 기다렸다.


일요일 오전

코로나 검사소에 들러 PCR 검사를 한다. 60세 이상은 집중 관리군이라고 바로 PCR 검사를 하게 해 주면서 몇 가지 질문과 본인 확인을 한 다음 면봉을 콧속에 한번 넣고 꺼내더니 결과는 내일 오전에 문자로 보내드려요 한다. 평소 같으면 너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 문제인데 이럴 때는 시간이 참 더디 흐른다.

마음속으로는 난 코로나 아닐 거야. 함께 있었던 사람들 중에 이상한 징후가 있는 사람들은 없었잖아 하며 애써 위안을 해 보지만 점점 더 몸살 기운이 강해지면서 작은 불안에 휩싸인다.


월요일 오전

드디어 문자다 왔다. 귀하는 코로나19 확진(positive(+)) 로 시작하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이미 벌어진 상황에 우선 홍 여사에게 전화를 한다. 지금 방금 확진 문자를 받았는데 이 방 문고리도 잡지 말고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하고 지난 금요일 이후에 만났던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여 내 코로나 확진 소식을 전하고 다들 괜찮은지 안부전화를 하였다. 전화를 받은 모든 사람들이 괜찮다고 하여 안심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내가 어디서 어떻게 감염이 되었는지 심히 궁금해진다. 

그러고 있는 사이 보건소 직원에게서 전화가 온다. 지금 상황은 어떤지 등등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일반 관리군으로 할지 집중 관리군으로 할지 묻길래 집중 관리군으로 해달라고 하였다. 그 차이는 집중 관리군은 체온계와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보내주고 하루에 두 번 건강체크를 해주는 차이인 것 같다. 


화요일 그리고 토요일까지

하루 두 번 건강 체크 전화가 오고 오전 오후로 체온과 산소포화도 맥박수를 체크해 건강 앱에 기록한다.

이런 것이 오미크론 코로나의 대처법인 것 같다.

처방약도 의사와 비대면 상담 후 내가 말한 증상에 따른 약 들이고 코로나 전용 약은 아닌 것 같다. 타이레놀, 진해거담제, 소화제, 페니실린계 항생제 정도가 처방되어 왔고 뉴스에서만 보던 코로나 전용 치료제는    들어있지 않다. 아마도 그런 약은 나보다 중한 증상의 환자들에게 처방되나 보다.


모처럼 아무런 생각 없이 쉬어본다.

코로나를 핑계 삼아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일주일을 버텨볼 생각이다.

나뿐 일과 좋은 일은 항상 짝이 되어 찾아오는 것처럼 나뿐 코로나가 왔으니 좋은 일들도 같이 오겠지? 

또 하나 궁금한 것은 내가 일주일 동안 면도를 하지 않으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그것도 확인하고 싶다. 어서 빨리 이 코로나를 떨쳐 내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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