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만큼 쌓이는 외로움
창 밖에 비 내리는데
쌓이는 비만큼
내 마음엔 외로움도 쌓인다
모든 기억이 흐릿해질 때쯤
마치 꿈을 꾼 듯
가장 되고 싶었던
좋은 아빠는 되지 못했고
어제 같이
반복되는 오늘
이루지 못한 기억들만
온몸을 죄어온다
늘
기억 속에서 꿈틀 대는
오래 전의 욕망들은
행여
이루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에
다시 꺼내 놓을 용기는 없고
점점 잊혀가는
내 자신을 돌아보며
가슴 깊은 곳에서
애릿함만
스멀스멀 올라온다
봄비 내린 날
비처럼 외로움만 쌓이고
지난 시간 속에
흐릿한 기억으로
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