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무할아버지 Nov 12. 2023

할 일은 산더미인데 벌써 겨울이

아직 가을을 보내지 못하는 아쉬움만 가득하고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늘 그렇듯

마음은 저만큼 가고 있는데

몸은 이만큼에 머물고 있다

쌓인 일들은 태산처럼 크지만

호미 하나 달랑 들고

태산을 무너 뜨리려고 한다

하나를 끝내면

또 하나가 나타나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일들은

오는 겨울이 야속하다

해를 거듭할수록  느려지는 손놀림은

차가워진 날씨 속에 더 굼뜬다

올 한 해도

다가오고 멀어져 간 시간 속에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 내가 있다

나이에 비례하는 시간의 속도에

나이에 반비레하는 몸놀림으로

쌓인 일들은 태산이 되고

가는 가을은 아쉽기만 하다

이 가을

내가 가진 시간만큼

무언가 만들어지고

그 만들어 짐으로

사람들이 즐거워했다

그렇게 보낸 시간들로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깃털 같다

이 가을이 지나간다

아직 할 일들이 많은데

벌써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두꺼운 외투 속을 파고드는 한기에

가을이 떠남을 실감한다

더 바빠진 손놀림으로

이 가을을 보내며

머물 것이라는 미련을 버린다



작가의 이전글 돌아보니 칠십 년 세월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