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 년간 내 집에 얹혀살던 여동생이 드디어 독립해서 나갔다. 우리 가문의 우월한 유전자를 몰빵 받은 여동생 덕에 난 지난 일 년간 남자들이 어떻게 여자에게 구애하는지를 가깝게 관찰할 수 있었다. 아침저녁으로 라이딩에 간식을 사다 바치는 노력형이 있는가 하면, 매일 절절한 편지를 서너 장씩 보내오는 감성형, 그리고 나에게까지 뇌물을 갖다 바치는 재력과시형 등, 여동생의 마음을 얻기 위한 남자들의 노력은 보는 내 마음이 다 뭉클할 정도로 애절하고 극진했다.
누가 내 동생의 마음을 차지하게 될 것인지 오빠 된 마음으로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지켜봤지만, 동생은 그들의 구애를 모두 뿌리치고 다니던 직장의 해외근무를 신청해 미국으로 떠나기로 했다. 난 동생의 이삿짐을 함께 사주다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왜 그들을 다 거절했는지.
"응, 다들 하체가 부실해"
그렇다. 내 여동생이 원하는 남자는 노력형도, 감성형도, 재력형도 아니었다. 그년은 짐승형을 원했던 것이었다. 이 짐승 같은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