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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우 Dec 05. 2021

소유욕이 강한 그녀

오 년 전 짧지만 뜨겁게 사랑했던 그녀는 나의 모든 것을 독점하고자 했었다, 나의 몸과 마음 그리고 시간까지도. 매일같이  오피스텔에 찾아와 속옷과 양말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냉장고 안을 채워놓고, 지갑에서 벨트까지 몽블랑으로 맞춰놓도, 나도 만난 적 없는  이웃들의 신상에 대해 꿰뚫고 있는 그녀에게서 잠시나마 부부 같은 안정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하지만 수시로  핸드폰과 블랙박스를 점검하고, 관계 후에 콘돔에 남은 정액의 양까지 확인하는 그녀에게  갑갑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여느 연애가 그렇듯 몇 번의 싸움과 원망을 뒤로한 채 끝을 맺게 되었다

그녀의 얼굴을 오 년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건 다음 달부터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협력업체 최이사의 카톡 프로필 사진에서였다. 최 이사와 함께  돌이 지난 아기를 안고 있는 그녀의 환한 얼굴은 오 년 전보다  성숙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최 이사와의 미팅 내내 십 분마다 울려대던 그의 핸드폰을 보며 그녀의 지배욕 역시 여전하구나 싶었다. 최 이사님...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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