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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남우 Jul 24. 2022

도넛보다 달콤한

점심 먹고 돌아와보니 외부 디자인 업체에서 보낸 선물이  책상위에 놓여져 있었다. 지난번  계약건 때문에 감사했다며 요즘 핫하다는 유명 브랜드의 도넛을  상자나 보내왔다. 알록달록한 설탕이 뿌려진 화려한 도넛이 쳐다만 봐도 혈당이 오를것 같았다.  직원들과 나눠 먹으려 사무실 커피테이블 위에 도넛 상자를 갖다 놓았다. 도넛만 덩그러니 놓여있으니 뭔가 허전했다. 그래서 A4용지에 손글씨로 몇글자 적어 도넛상자 옆에 올려두었다.


“당신이 나의 하루를 얼마나 달콤하게 만드는지 모를거에요. 커피와함께 먹어주세요. 당신도 내가 느끼는 달콤함을 느낄수 있게”


오후 내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니 사무실 분위기가 평소와 다르게 상기되어 있었다. 도넛이 누군가의 고백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이미 고백의 타깃이 누구인지 추정하는 후보자 리스트가 돌고 있었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김대리일거라는 이야기도 있고 단걸 좋아해 과자를 달고 사는 이과장을 흠모하는 누군가의 고백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난 퍽퍽한 회사생활에 간만에 도는 핑크빛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아무말 하지 않았다. 다들 얼마나 로맨스에 굶주렸기에 도넛 하나에 이렇게 소설을 쓰는걸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나의 피식 웃음은 다음날 어이없는 웃음이 되었다.


같은 층 여직원들의 절반이 갑자기 하늘하늘 원피스을 입고 출근을 했다.


제발 사무실에 반바지 티셔츠 입지 말고 비즈니스 캐주얼이라고 입으라고 할때는 귓등으로도 안듣더니… 도넛의 힘은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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