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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향기 Oct 24. 2022

양파 물 먹이는 남편

어릴 적,

엄마가

입에 머금었던 풀을

푸하 뱉어내며 옷에 풀을 먹이듯


지금,

남편은

양파즙을 머금은

스프레이를 머리에 뿌리며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

양파 물을 먹이고 있다


옷이 빳빳해지기를 바라며

풀 먹이던 엄마처럼


머리카락이 빳빳해지길 바라며

정성스레 양파 물을 먹인다.


하루를 지겹게 버티는 표정을 하고서도

머리카락에 양파 물 먹이는 일만은 쉬지 않는

남편을 보면,


머리카락을 사수하려는

그의 모습이

양파에 시린 눈처럼

눈물겹다.


그래도 아직

포기 못한 머리카락에 대한 애정만큼

삶이 간절해 보여


, 다행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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