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엄마가
입에 머금었던 풀을
푸하 뱉어내며 옷에 풀을 먹이듯
지금,
남편은
양파즙을 머금은
스프레이를 머리에 뿌리며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
양파 물을 먹이고 있다
옷이 빳빳해지기를 바라며
풀 먹이던 엄마처럼
머리카락이 빳빳해지길 바라며
정성스레 양파 물을 먹인다.
하루를 지겹게 버티는 표정을 하고서도
머리카락에 양파 물 먹이는 일만은 쉬지 않는
남편을 보면,
머리카락을 사수하려는
그의 모습이
양파에 시린 눈처럼
눈물겹다.
그래도 아직
포기 못한 머리카락에 대한 애정만큼
삶이 간절해 보여
참, 다행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