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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자 말자, 수익은 이익이 아니다.

생활밀착형 회계 : 손익계산서의 구조

동네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고 있는 임 사장이 같은 동네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철수에게 한 달에 수익이 얼마나 나는 지를 물어왔다. 철수는 쿨하게 한 달에 300만 원 정도 번다고 이야기했더니, 임 사장은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등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지 않냐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반문한다. 그래서 철수는 내가 말하는 300만 원은 재료비, 인건비, 임대료 등등을 빼고 난 순수익이라고 이야기한다. 철수와 임 사장은 왜 서로 다른 의미로 수익을 이야기하는 걸까? 그리고 회계에서는 수익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일상생활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지만, 혼용해서 잘 못 사용하고 있는 회계용어가 바로 '수익'과 '이익'이다. '이익'은 '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하고 남은 잔액을 의미한다. 만약 '비용'이 '수익'보다 크다면 '이익'이 아니라 '손실'이라고 부른다. '이익'의 개념을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손익계산서'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이익'은 종류가 많으며, '이익'이라고 해서 다 같은 이익이 아니다

[그림 1] 손익계산서의 구조

'손익계산서'의 구조를 잘 살펴보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법인세차감전순이익' 그리고 '당기순이익'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제품이나 상품을 판매했을 때 발생하는 매출액에서 제품이나 상품의 원가를 차감한 이익이 '매출총이익'이다. 아무리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임 사장이 빵의 원가보다 낮게 빵의 판매 가격을 산정하고나, 철수가 커피의 원두 가격 이하로 커피의 판매 가격을 낮게 산정할 수는 없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매출총이익'이 발생하기는커녕 '매출총손실'이 점점 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출총이익'의 발생은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다. 두 번째로 재료 구입 가격, 빵이나 커피를 만드는 셰프의 급여 등과는 관련이 없지만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광고선전비, 매장 종업원 급여, 매장 임대료 등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렇게 사업운영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판매비와관리비'라고 하는데, 매출총이익에서 판매비와관리비를 차감한 이익을 '영업이익'이라고 부른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에서 이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영업이익이 발생하는데, 해당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영업이익만 한 게 없다.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매출원가뿐만 아니라 판매비와관리비도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 고민해볼 이익은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이다. 만약 철수가 카페 한편에 다른 사람이 운영할 수 있도록 '꽃가게'를 대여해주고 임대료를 받는다면 해당 임대료는 영업외수익으로 기록해야 한다. 또한, 철수나 임 사장이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서 은행으로부터 차입을 받았다면,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데 해당 이자비용은 영업외비용으로 기록해야 한다. 즉, 정상적인 영업활동과 관계가 없거나 비정상적인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손익은 '영업외손익'으로 기록하게 된다. 영업외손익은 해당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거나 미래 수익성을 추정하는 데 방해가 되므로 자주 발생하는 것은 좋은 현상은 아니다. 이렇게 발생한 영업외손익을 영업이익에서 가감한 이익이 '법인세차감전이익'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법인세비용을 차감하여 최종적으로 남는 이익을 '당기순이익'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다양한 이익 중에서 어떤 재무정보가 유용할까? 우선, 사업의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볼 때는 '매출총이익'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매출이 발생한 경우에는 항상 매출원가는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에는 '영업이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광고선전비 등은 의사결정에 따라 조율이 가능하지만 여하튼 사업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결국 '당기순이익'을 무시할 수는 없다. '매출총이익', ' 영업이익' 등도 결국에는 '당기순이익'을 표현하는 보조지표이기 때문이다.


[생활 속 Tip]

T.V에서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대박집'들을 소개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문제는 '대박집'을 소개하면서 연 매출이 XX라는 식으로 시청자들에게 부러움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T.V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방식을 의식적으로 따라가면서 한 달에 매출이 XX면 연 매출이 얼마야~ 하면서 속으로 '대박! 대박!'을 외치게 된다. 필자 또한 그러하니 얼마나 많은 분들이 그러할지 상상이 간다. 다만, 실제로는 매출만 가지고 '대박'을 외치기보다는 손익계산서를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총 번 돈(= 수익)에서 얼마를 쓰고(= 비용) 얼마나 남는지(=이익)를 확인하고 '대박'을 외쳐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적으로 T.V에서 소개된 '대박'집들이 손익계산서를 잘 관리하지도 않을뿐더러, 만약 관리를 한 더라도 '손익계산서'를 전부 보여줄 리 만무할 것 같다.


해당 글은 2018년  9월  '동아비지니스리뷰'에 연재한  필자의 칼럼을 보완 및 각색하여 재연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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