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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직원이 무서울때 어떻게 업무 지시를 해야할까요?!

까칠한 부하직원에게 업무 지시 잘하기

직장 생활을 20여년 가까이하다 보면 유독 '업무 지시를 내리기' 어려운 부하직원이 한두  명 즈음은 있기 마련이다. 필자가 초기에 다녔던 직장 중에 '호통치는 문화'가 널리 전파된 곳이 있었다. 필자는 '호통치는 문화'가 너무 싫어서 중간관리자가 되면 그러지 않으리라고 몇 번 다짐을 했다. 하지만, 보고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어느 새 필자도 '호통치는 상사'가 되어 있었다. 

문득 그런 내 자신을 반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채택한 방법이 '부하직원 자리로 가서 상냥하게 업무 지시'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가끔 만나는 '나잘난' 사원이나 '근자감'사원은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히려 나 같은 상사에게 까칠하게 대하는 것을 느꼈다.

오늘은 착하게 살고자 하는 중간관리자가 까칠한 부하직원과 어떻게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것이 좋을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평소에 '섬김의 리더십'을 감명깊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 업무 지시는 부하 직원 자리로 가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김팀장

오늘은 출근부터 급하게 상사로부터 이것 저것 자료를 챙기라는 급한 지시를 받았다.

평소처럼 업무 지시를 하기 위해 A 직원의 자리로 가는 김팀장의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업무 지시를 할 때마다 웬지 모르게 A 직원의 태도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김팀장 : A 님, 방금 본부장님이 이번달 매장별 재고자산의 현황을 지난달과 비교해서 제출해달라고 하네요. 바쁘겠지만 오늘 오전 11시까지 가능할까요?

A 직원 : (자리에 앉아서 빤히 쳐다보며 또는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팀장님, 좀 어려울 것 같은데요. 오늘 저녁까지 시키신 업무도 아직 밀려있어서요. 그리고 데이터를 받고 지난달 수치와 비교하려면 ....

김팀장 : 이번 건이 급하니 이거 먼저 하고 내가 시킨 일은 내일 해 주면 어떨까요? 그러면 가능하겠어요?

A 직원 : (고개를 가우뚱하며 퉁명스럽게) 글쎄요. 가능할 지 모르겠는데요?

김팀장 : (좀 짜증섞인 목소리로) 본부장님이 꼭 필요하다고 하니 되는 대로 주세요.

             (그리고 휙 돌아서며 자리로 가면서)가능한 11시에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A 직원 : (한숨쉰다)                                            


좀 과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겠지만, 실제 필자가 겪은 사례이다.

아무튼 김팀장과 A 직원과의 대화에서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할까?

김팀장이 조금 더 나긋나긋하면 될까? 아니면 A 직원에게 단호하게 이야기하면 될까?

회계감사와 컨설팅이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부하 직원들을 만난 결과, 꽤 효과가 좋은 "처방전"을 발견하게 되었다.

까칠한 부하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내릴 때의 "처방전"은 바로

"본인 자리로 불러 업무 지시하기"

이다.

믿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실제 대부분의 까칠한 직원들을 불러서 업무를 지시하면 해당 지시에 어느 정도의 권위감을 느끼는 것 같다. 20여년 동안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해보면 사람들은 자기 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 나름대로의 안정감과 방어본능, 그리고 홈그라운드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자기 자리라는 영역에서 벗어나는 순간 어느 정도 부담감을 갖는 것 같다.

그렇다면 회의실에서 업무 지시를 내리면 어떨까?

신기하게도 상사가 본인의 홈그라운드에서 부르는 것보다는 회의실에 있을 때 부하직원은 스스로와 상사직원을 동급으로 여기는 것 같다.

따라서 까칠한 직원에게는 가능한 "본인 자리"로 불러서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좋다.

화를 내라는 것도 아니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업무 지시하는 장소가 바뀌는 것만으로도 까칠한 부하직원의 태도가 많이 바뀌는 것을 경험했다.

그래도 까칠함을 유지한다면 다른 방법은 없을까?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하나 또 다른 "처방전"이 있다. 바로

"본인 자리로 불러서 서 있는 채로 업무 지시 받게 하기"

이다.  

필자도 두 번째 방법은 잘 사용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왠지 서 있게 한 상태로 업무 지시를 받게 하는 게 필자 입장에서도 "갑질"이 아닌가 하는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심각한 경우에는 해당 방법을 통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 같다.

'그게 다야?'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100 ~ 200명 이상의 부하직원들과 함께 업무를 해 본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봤을 때 생각보다 강력한 방법이라 추천한다.

물론 가능한 부하직원이라도 동료적인 관계로 함께 하면 좋겠지만 정말 까칠할 때는 방법을 바꿔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그래도 안되면 어떡하냐고 반문할 분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처방전'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까칠하다면 직장 생활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는 직원이니 함께 계속 일하는 것 자체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글을 쓰기 앞서 고질적인 '갑질문화'가 심판받는 지금,

이런 류의 글이 비난받을까봐 조금은 걱장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까칠하거나 무개념인 부하직원들에게 속 썩고 있을 많은 착한 중간관리자들에게 소주한 잔 대신 하시라고 이 글을 써 본다.

동병상련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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