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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하지 말고 '돌+아이'의 상사와 이야기하세요!!!

고리타분하지 않은 회계사 대화법

우연찮게 2주 연속 '돌+아이' 대처법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 지금, 아시는 분이 혹시 내 몸속에 '돌+아이'를 끌어들이는 자석이 있는 게 아니냐며 농담을 한다. 듣다 보니 그렇긴 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렇게 내 주위에 '돌+아이'분들이 많은지... 이상하게도 직장 상사는 물론이고 부하 직원, 그리고 사회에서 다양한 '돌+아이'분들을 자주 만나는 것 같다. 사례에서 소개할 '건강검진 담당 의사'분도 만났지만, 주위와 사례를 공유해보니 쉬운 경험은 아니란다. 가끔은 내가 '돌+아이'이기 때문이 아닐까 고민도 해봤지만, 많은 주위 분들이 다행히 나는 아니라고 한다. 함께 웃고 울고 화나는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조금 더 좋은 포지션으로 직장을 옮기려는 김팀장.

옮기려는 직장에서 원하는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다.

"녹색 색약"이라서 약간은 콤플렉스는 있지만, 그동안 사회생활에서 불편이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이 없었다. 다만, '이직'이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인지 이번 검진에서는 '녹색 색약'에 대한 검진이 조금은 엄격해서 불편하기도 하다.

검사를 하던 검진원이 '녹색 색약'과 관련하여 자세한 검사가 필요했는지 별도로 전문의와의 검진을 안내한다.

전문의 : (문진표를 받아 들며) 속이려고 하셨어요?

김팀장 : (무슨 이야기인지 몰라서)...

전문의 : (검진을 위한 책을 보여주며) 이거 보이세요?

김팀장 : (검진 책을 보며) 잘 구별이 안 되는데요?

전문의 : (크게 놀라며) 이것도 안 보이세요?

김팀장 : (검진 책을 다시 보며) 잘 구별이 안돼요, 전 녹색 색약인데요...

전문의 : 정말 안 보이신다고요? 안 보일 리가 없는데...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 정도면 엄청 심하신데요...

김팀장 : (어이없어하며) 조금 말씀이 심하신 거 아닌가요? 안 보일 수도 있지요...

전문의 : 이 정도면 문제가 심각해서요...

김팀장 : (약간 상기되며) 제가 죽을병이라도 걸렸나요? 제가 그동안 이런 검진을 얼마나 받았을까요? 좀 심하게 놀라시는 것 같은데요?

전문의 : (웃으면서) 저도 이렇게 심하신 분은 처음이라서요..

김팀장 : 설령 제가 암이라고 해도 그렇게 놀라시기보다는 안심시켜야 하는 아닌가요?

전문의 :...

김팀장 : 제가 좀 화나 나네요. 이 건은 컴플레인 해야겠습니다.

전문의 : (웃으면서) 컴플레인 하지 마세요~. 저 혼나요.  


이번 사례도 필자가 겪은 경험이다.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필자 위주의 경험으로 대화가 왜곡되어 저장되었을 수도 있지만, 가능한 객관적으로 적으려고 했다.

해당 대화의 결론은 어떻게 끝났을까?

만약 전문의가 남자였다면 멱살잡이로 끝나지 않았을까?

또는 만약 전문의가 여자였다면 서로 고성이 오갔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독자분들은 어떤 상상을 하시는지...

살다 보면 직장에서 직접적인 상하관계로 엮이지는 않지만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부딪히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만 정말 황당한 경우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사례처럼 말이다.

해당 사례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생각할 수 도 있지만,  

필자가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돌+아이'를 혼내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곧바로 화내지 말고 '돌+아이'의 직장 상사를 공략하라"

이다.

바로 그 자리에서 당사자에게 화를 내봤자 이겨야 본전이다.

당사자에게 사과를 받아내기라도 한다면 다행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씩씩대고 나올 뿐이다.

궁극적으로 '돌+아이'에게 어떤 제재를 가하고 싶다면,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사람과 직접적으로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무기는

"이성적으로 대화하기"

가 필수 항목이다.

사례로 돌아가서 필자가 취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전문의와의 대화는 끝까지 이성적으로 끝냈다. 물론 마음속으로는 무척 화가 나서 그 이후 바로 잰 혈압의 결과는 고혈압으로 판정이 되어 다시 측정해야 했지만...

그러고 나서 전문의의 이름을 확인한 뒤에, 건강 검진의 안내데스크에 가서 담당 매니저와 아래와 같이 상담을 했다.

- 이런저런 이유로 인격적으로 모독을 받았으며,

- 만약 이러한 상황이 내 잘못이 아니라면, 해당 전문의와 별도 상담을 해달라.

- 그리고 상담 결과, 어떻게 조치가 취해졌는지를 꼭 feed-back 해달라.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상기 사례의 대화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가 담당 매너저와 논의한 후에 담당 디렉터와 직접적인 통화를 했더니, 역시 대화 내용이 함축되어 전달되었다. 그냥 전문의가 나에게 "거짓말했다"라는 한마디로 해당 사례가 요약되었다길래, 다시 한번 사례와 같은 대화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 물론 전문의에 대한 조치 결과를 꼭 공유해달라는 말과 함께...

오후가 되어서 담당 디렉터로부터 전문의와 대화가 이루어졌으며, 전문의에게 향후 지속적인 주의와 관찰을 하겠다는 통보를 했다고 답변을 받았다.

(담당 전문의는 처음에는 완강히 대화의 내용을 거부하다가 필자가 제시한 사례를 인지한 담당 디렉터로부터 하나하나 주의를 받고 결국에는 울며불며 조퇴를 했다고 한다. 어쨌든 담당 디렉터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해당 사례와 같은 경우가 발생하는지 주위 깊게 살펴보겠다고 했다고 한다.)


해당 사례를 적고 나니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그럼 '돌+아이'가 아님에도 자신과 Communication 상 trouble이 발생한 경우, 상기 사례를 악용하여 문제가 있을 때마다 직장 상사에게 직접적으로 항의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기반으로 다음 칼럼에서는 '돌+아이'가 자신의 상사에게 항의하는 경우의 대처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해당 사례를 읽고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의 직장 상사에게 complain을 하라는 이야기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 칼럼은 다음 칼럼까지 읽고 나서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또다시 노파심이 몰려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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