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억울한 일을 당하기 마련이다. 만약에 회의 중에 상대편 '돌+아이'와 언쟁이 붙었고, 그 결과 상대편 '돌+아이'가 내 직장 상사에게 나에게 Complain을 했다면 어떨까? 지난번 칼럼에서 '돌+아이'의 무례한 행동에 대한 적절한 제재를 위해서는 1) 곧바로 화내지 않고 '돌+아이'의 직장 상사를 공략하고, 2) 직장 상사와는 이성적으로 대화하라는 제안을 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반대로 '돌+아이'가 정상인인 독자의 상사에게 독자에 대한 complain 전략을 쓴다면 어떨까? 더욱더 '돌+아이'가 갑의 위치이고 직장 상사가 을의 위치라면 어떨까?
김팀장은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룹사의 재무전략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그룹사 담당자들과 열심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자회사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었는데, 그룹사 담당자들이 해당 절차를 꺼려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유를 알고 보니 자회사 담당자들 중 한 명이 유명한 '싸움닭(?)'이라는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막상 해당 절차를 위한 회의가 진행되자, 해당 자회사 담당자의 독무대가 마련되었다. 담당자의 성향을 알기에 그룹사 및 다른 자회사 담당자들은 그냥 묵묵히 있었다. 하지만, 컨설턴트의 입장에서 프로젝트 방향이 너무 엇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김팀장이 나서기로 했다. 그랬더니 '돌+아이'의 무지막지한 공격이 들어왔다. 어쩔 수 없는 '을'의 입장에서 열심히 논리적으로 설득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히도 '돌+아이'의 어긋난 주장을 일부 저지했고, 그룹사 담당자들이 김팀장이 잘못한 것은 없다는 위로를 받았다. 그래서 나름 자신을 추스르고 있는데, 김팀장의 상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직장상사 : 김팀장, 박상무입니다.
오늘 회의 중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김팀장 : 별다른 일은 없었고, Client 분들 중 한 분하고 의견이 잘 맞지 않았습니다.
직장상사 : 실은 오늘 Client ('돌+아이'의) 임원으로부터 Complain이 들어왔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오늘 저하고 논의 좀 합시다.
회의 시간이 껄끄럽게 끝난 것도 억울한데, 이런 경우가 발생해서 김팀장은 좀 억울할 수도 있다. 그나마 회의 시간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화를 꾹 참은 것도 억울한데 직장상사로부터 무언의 압력을 받았으니 말이다. 실제로 컨설팅 생활을 오래 해 본 경험에 따르면, 이런 사례는 종종 발생한다. 해당 사례는 프로젝트 업무를 수행하던 초기가 아니라 어느 정도 컨설팅 업무의 본질을 알게 된 시점에 발생했다.
결국 김팀장과 직장상사와의 대화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직장상사도 Client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고, 모르긴 몰라도 '돌+아이'는 김팀장의 직장상사에게 김팀장의 무례함(?)에 대한 제재조치를 요청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남아있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김팀장이 직장상사 또는 '돌+아이'에게 전화를 해서 따지면 될까?
아니면 그냥 직장상사에게 잘못함을 시인하면 이 상황이 모면될 수 있을까?
독자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해당 사례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가 제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이다.
물론 이성적으로 지난 회의를 하나하나 직장상사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단, 이성적으로)
하지만, 대화의 시작부터 직장 상사가 자기편임을 난 믿고 있다는 암시가 필요하다. 다양한 방식이 있겠지만, 다음의 대화를 참고해보자.
김팀장 : 상무님, 무슨 일이 있었나요?
직장상사 : 다름이 아니라 오늘 회의에서 김팀장이 조금 무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팀장 : 상무님, (웃으면서) 절 못 믿는 거 아니시죠?
제가 지난 10년 동안 상무님하고 일하면서 이런 이슈를 드린 적이 없었어요.
직장상사 : (흠짓하며) 내가 김팀장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멈추지 말고 두 번째 방법이 필요하다.
내가 직장상사를 내 편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면, 실제 그 당시에 내가 이상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할 제3의 누군가가 필요하다. 가능하면, Client와 동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
김팀장 : 상무님, 오늘 이슈는 이러이러했고요.
그 당시에 함께 회의를 했던 그룹사 김부장님도 잘 아실 테니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실제 해당 방식을 통해 필자는 직장 상사로부터 오해를 풀 수 있었다. 다만, 해당 방식을 활용하기까지 필자는 10여 년 동안 합리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노력했었고, 주위에 있는 동료와 Client로부터 '돌+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즉, 평소에 '자산에 대한 평판(Reputation)'을 잘 관리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번 칼럼을 읽는 독자들은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필자 생각에도 그런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칼럼은 지난 칼럼 말미에서 이야기한 것에서 시작했다. 혹시나 무분별한 상대편의 직장상사를 향한 Complain으로 고통을 받을 수도 있기에, 그런 경우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싶었다.
물론 세상은 아름답고 대부분은 원만한 관계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음을 믿고 있지만, 스트레스받을 수 있는 상황을 독자들이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바라며 칼럼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