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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관리자; '피플 매니징'지수를 평가해보자

'이런 간부는 사표 써라' by 공병호

지금도 유명한 역사적 이야기지만, 수나라가 고구려와 전쟁을 하기 위해 모집한 병사가 백만 대군이었다고 한다. 그 숫자가 얼마나 많으냐 하면 수나라 총 대장군이 '전군, 진격~'이라고 외치면 모든 병사가 출발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고 하는 소설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 총 대장군이 '진격'이라는 지시를 내리면 모든 병사가 그 명령을 들을 수 없기 때문에, 각 부대를 통솔하는 장군이 그리고 부대 내에서도 천인장, 백인장 들이 각각 병사에게 명령을 전달해야 했다고 한다.

지금처럼 유무선 인터넷 등이 없던 시절이라서 그런지 책을 읽다고 수긍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소설을 읽다가 만일 '중간관리자'인 장군, 천인장 또는 백인장이 총대장의 명령을 잘못 전달했거나 놓쳤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상상도 해 보았다.


난데없이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야기는 얼마 전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때문이다.

'돌+아이'에 대한 이야기 이후로 요즈음 '리더론'을 연재하고 있어 조직관리에 대한 책을 탐독하고 있는데, 도서관 한편에 꽂혀있는 공병호 님이 쓰신 '이런 간부는 사표 써라'라는 책을 발견한 것이다.

얼른 책을 꺼내서 목차를 훑어보고 있는데, 소제목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아서 독자분들에게 소개해본다.


공병호 님이 쓰신 책의 서두에도 이야기했듯이 대부분의 조직관리에 관한 책은 '최종 보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반면, 중간관리자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아무리 '최종 보스'가 유능하더라도 중간관리자가 지원하지 않는다면 회사는 잘 돌아가지 않는다. 백만 대군에는 총대장과 병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관리자인 장군, 천인장 및 백인장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간관리자'와 '최종 보스'의 리더십은 조금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기도 하다.


공병호 님이 이야기하는 사표를 써야 할 중간관리자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목표 설정 능력에 관하여

 -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한다

 - 그저 시키는 일이나 하면서 현실에 안주한다

 - 급한 일에만 매달리다가 정작 중요한 일을 놓친다

 - 도무지 다른 사람의 의견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 받은 만큼만 일하면 되지 사서 고생하랴

 - 적당한 선에서 만족한 채 기록 경신이란 없다

 - 문제의 원인을 늘 외부에서 찾고 책임회피에 바쁘다

 -  업무는 뒷전이고 윗선에 정치하느라 바쁘다

 - 산만한 업무 처리로 마감시간을 거의 지키지 못한다

 - 타성에 젖어 매사를 대충대충 넘어간다 

문제 해결 능력에   관하여

 - 실무 능력이 없어 일에 끌려다닌다

 - 과거의 관례와 경험에만 전적으로 의존한다

 - 할 수 없는 이유만 찾느라 바쁘다

 -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여?? 글쎄, 가능할까??? 를 입에 달고 산다

 - 열정이나 재능은 생각지 않고 승진에만 목을 맨다

 - 수직적 사고에 붙들려 모든 것을 독단한다

 - 전략 마인드라곤 없고 모든 업무를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한다

 - 부하직원들이 못 미더워 일을 맡기지 못한다

 - 문제 해결을 위해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

조직 관리 능력에 관하여

 -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

 - 눈썹이 휘날릴 정도로 바쁘기만 하고 성과는 없다

 - 도무지 직원들의 개별성에 대한 이해가 없다

 - 과거의 성공 경험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 직원들에게 베풀기는커녕 직원들 몫까지 가로챈다

 - 칭찬과 격려에 인색하고 말을 함부로 한다

 - 공功은 자기가 독차지하고 과過는 다른 사람에게 돌린다

 - 봉사와 헌신은 없고 군림하려고만 한다

 - 약속을 함부로 남발하고 밥 먹듯이 어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관하여

 - 모든 정보를 혼자서 움켜쥐고 공유할 줄 모른다

 - 상대방의 얘기는 듣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 업무의 핵심을 정의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한다

 - 숫자에는 젬병이라서 모든 것을 두리뭉실 얼버무린다

 - 젊은 세대의 코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 상대방을 전혀 배려할 줄 모른다

 - 아래로는 쓸데없이 강압적이고 위로는 지나치게 비굴하다

 - 윗사람의 신뢰를 얻지 못해 재량권이 없다

 -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 무의미한 회의를 습관적으로 일삼는다

동기부여 능력에 관하여

 - 직원들로 하여금 그만두고 싶도록 만든다

 - 권력만 있고 권위는 없으며, 명령만 있고 대화는 없다

 - 도무지 직원들의 자기 계발에는 관심이 없다

 - 직원들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다

 - 직원들을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할 수 없게 만든다

 - 의욕 상실증에 빠져 면피하기에 급급하다

 - 조직의 긴장을 관리하지 못하고 방치한다

 - 뭐가 잘못되면 직원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부터 지른다

자기 경영 능력에 관하여

 - 도무지 자기 계발에 관심이 없다

 - 매사에 시큰둥하고 자조적이다

 - 매사를 그저 남들 하는 대로 답습하려고만 한다

 - 그저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산다

 - 지적 호기심이란 없고 귀동냥에만 의존한다

 - 자신의 모자람은 돌보지 않고 늘 불평만 일삼는다

 - 변덕이 죽 끓듯 하고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한다


재미 삼아 그리고 참고 삼아 공병호 님의 책의 소제목을 그대로 '중간관리자 Checklists'라는 파일로 Self-check list를 만들어 보았다. Check-list 항목은 오직 'Yes' or 'No'로만 구성했다. 동양인 특히, 한국인의 정서상 'Yes' or 'No'로만 구성하면 불편할 수도 있고 망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 과감하게 자신을 평가하기를 바란다. 그래도 억울하다면 '나만의 변명'이라는 라인을 추가했으니 여기에 왜 내가 'Yes'일 수밖에 없는지 써보기를 바란다.



소싯적에는 일만 잘하면 모든 게 다 용서가 될 줄 알았다.

그리고 항상 모든 일에는 'shortcut'이 있는 줄만 알았다.

하자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일도 결국에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점점 더 서로에게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마음이 한참 무르익을 즈음에 '사이다'같은 책을 소개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혹시 이런 게 '저작권 위반'은 아니겠지? 하는 새가슴이 든다.

'저작권 위반'이라면 얼른 내려야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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