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사람TYPE_요가
일주일 주 5회 운동 채우기. 언제나 즐거운 퇴근을 한 뒤, 허기를 달랠 정도만 뱃속을 채우고, 후다닥 샤워를 하고 운동하러 나가는 데는, 꽤 시간과 체력이 필요하다. 아주 가~끔 귀차니즘이 올라올 때면, 내 몸에게 "일단 운동을 시작하면 행복해진단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분 좋은 발재간을 부릴 정도로 에너지가 채워지는 거 너도 알지? 일단 나가!"라고 사알짝 다그쳐 준다. 그래서 게으름 피울 새가 없다.
운동을 가지 않는 날이나 조금 여유가 있는 날은 홈수련도 함께 병행하고 있는데, 유튜브 요가 채널이 꽤나 알차다. 주로 <서리요가>와 <민광Ashtanga> 을 번갈아 이용하고 있다. <서리요가>는 다양한 시퀀스가 자주 올라오기 때문에 내 몸의 상황이나 컨디션, 수련 시간에 맞는 영상을 골라 수련하기 좋다. <민광Ashtanga>의 경우엔 예전에 좋아했던 요가원의 느낌과 비슷해서, 특히 아쉬탕가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찰떡이다. 심지어 아쉬탕가 동작 하나하나를 집중적으로 잘 알려주기 때문에, 열심히 반복해서 잘 따라간다면 아쉬탕가 동작을 모두 격파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차오른다.
홈수련, 이런 게 좋구나
집에 혼자 있으니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가는 시간과 오는 시간이 소요되지 않고, 심지어 조금 꼬질꼬질한 몰골이어도 신경 쓸 사람이 없으니 참 편하고 좋다. 하지만 역시 아쉬운 점도 있다.
먼저, 동작을 잡아주는 사람이 없다. 골반이 조금 틀어져 있거나, 과신전 되어 있으면 다가와서 자세를 고쳐 잡아주는 선생님의 손길이 없다. 그래서 최대한 몸이 기억하는 대로 동작을 취하고, 영상 속 선생님의 말을 따라가기 위해 더 많이 집중한다. 내 몸의 정렬에 더 집중하고, 호흡과 동작을 끝까지 이어가기 위해 숨소리에 더욱 귀 기울인다.
내 몸은 특히 골반이 많이 틀어져 있다. 이런 약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빠르게 다음 동작을 이어가기보다는 골반의 정렬이 바른 지를 항상 먼저 확인하고 자세를 잡는다. 그리고 어깨에 많은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은지도 수시로 체크한다. 어쩌다 새로운 동작을 취하게 되었을 때, 이전에 요가원에서 선생님이 자세를 고쳐주던 기억이 없기 때문에, 과연 내가 바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건지, 과하게 기울이거나 골반을 틀고 있지는 않은지 조금 불안해진다. 그럴 땐 특히, 꼼꼼하고 다정하게 자세를 잡아주던, 내 체형에 맞게 동작을 살짝 변형해 진행할 수 있도록 팁 하나를 툭 던져주던 선생님이 아주 그리워진다.
그리고, 줄어든 긴장감. 아무래도 함께 수련 시간을 꽉꽉 채우던 다른 수련생이 없으니 긴장도가 떨어진다. 아무리 힘겹더라도 수련을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서 '억' 소리 나도록 버텼는데. 에너지를 함께 나눌 동지와 막바지에는 후끈후끈해지는 공간이 주는 에너지가 없으니, 아무래도 조금은 적적하다.
지나치게 느슨해지지 않도록
"포기하지 마세요. 끝까지 이어가세요."
"떨어져도 괜찮습니다. 다시 올라가세요."
라고 독려해주는 선생님도 없으니, 슬쩍 다리를 내리고 싶어 진다. 아기 자세를 조금 더 오래 취하며 슬쩍 쉬어가고 싶어 지기도 한다.
멈추지 않기
도중에 끊지 않기. 집에서 수련할 때 도중에 끊지 않고 끝까지 이어가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어찌나 자잘한 방해 요소가 많은지.
시간과 컨디션에 맞춰 60분, 80분, 40분 정도의 시퀀스 영상을 따라 하는데, 집에는 집중을 흩트리는 요소가 참 많다. 특히, 청소. 청소를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바닥에 매트를 펴 두고 요가를 하다 보면 유난히 머리카락이 참 많이 보인다. 길고 가는 한 가닥 머리카락이. 완성된 세탁물에서 떨어졌음이 분명한 작은 섬유 뭉치도 시야에 콕 박힌다.
몸은 서서히 풀리고, 몸에 맞게 시퀀스가 구성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끝까지 쉬지 않고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가능한 한 소소한 거슬림을 잠시 미뤄두자고 나를 다독이며 호흡을 이어간다.
그래도, 좋다. 멈추지 않고 호흡을 이어갈 수 있으니까. 언제 다시 확산될지 모르는 코로나에 대처해야 하니까, 언제 어디서든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습관'을 만들어 두고 싶다.
'습관'만 만들어지면,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이어가게 된다. '그 맛'을 내 몸이 직접 느끼게 되니까 말이다. 거기에 내 의지를 한 스푼만 더하면, 홈수련도 얼마든지 효과적으로 함께 활용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내 몸을 매일 써 주자
사진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