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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남자 Nov 10. 2019

시간만큼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줄 알았다!

책을 쓴다니 지나던 소가 웃었다 #18 하루 만에 책을 써야 하는 이유

                                                               

하루라는 시간의 개념     


많은 사람들은 부의 불평등과 분배의 정의에 대해 생각한다. 때로는 소득과 분배 문제에 분노하기도 한다. 세상은 온갖 불평등과 불공정이라는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간다고  생각하며 산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나의 이야기다.      


그런데 매주 한 권 책 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돈만 보고 달려온 사람이 잊고 살았던 가장 큰 가치는 바로 시간이라는 개념이었다. 얼핏 보면 부 자체는 불평등해도 누구에게나 시간과 죽음은 평등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다. 이는 커다란 오해이자 착각이었다. 부자가 결코 될 수 없는 삶을 골라서 살아온 거나 마찬가지였다.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이 주어진다. 문제는 이 하루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차는 커져갔다. 열심히 사는 것과 효율적으로 사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 하루를 옥죄며 살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하루라는 시간의 가치를 알면 대충 살아갈 수가 없다.     

 

특히, 영국으로의 이민 전 나의 생활이 그랬다. 이민 직전까지 나는 7년 동안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였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던 7년이었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직장에 왜 다니는 지조차 알 수 없었다. 월급이라는 마약 때문에 습관처럼 다니고 있었다. 매일매일을 의미 없이 살고 있었다. 퇴근 후에는 회식자리에 갔고 아침이 되면 쓰린 속을 부여잡고 출근을 하였다. 어떤 의미도 없는 삶이었다.     

 

그러던 삶이 하루 만에 책 쓰기를 하면서 송두리째 바뀌었다. 몰입하는 하루는 길었고 그 사실을 알면서 나의 하루는 완전하게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몰입의 힘을 즐길 만큼이 되자 이제는 책 쓰기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자신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나에게 킬링타임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루 만에 책을 써야 하는 이유     


하루는 24시간이다. 24시간 안에만 쓰면 된다. 나는 보통 10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루라는 한계를 설정하지 않고 한 달이나 일 년에 한 권을 쓰라고 하면 99%는 중간에서 포기한다. 그 이유는 아래의 개념들에 의해 보완 설명된다. 매주 한 권 쓸 수 있는 것도 매주라는 한계를 스스로 설정하고 적당한 스트레스를 가하기 때문이다. 이 적당한 스트레스는 나의 책 쓰기의 원천이다. 이제는 즐거운 스트레스가 되었다.      


가끔이지만 우리를 초인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미 우리는 몰입의 힘을 여러 차례 경험해 왔다. 방학 때 밀린 숙제는 물론 일기까지도 개학 전날 하루 만에 끝내는 초인적인 경험을 이미 해봤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 날밤을 새며 벼락치기를 수도 없이 경험해왔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기에 효과도 큰 것이다.

          

이론상으로 하루가 아니고 매일 몇 페이지씩 나누어서 한 달 만에 쓰라고 하면 쉽게 책 한 권이 나온다. 누구나 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숨겨져 있다. 바로 연속성의 단절이다. 그 전날 쓴 내용들을 다 기억할 수 없기 때문에 쓸 때마다 매번 처음부터 읽어보아야 한다. 읽다 보면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고 오탈자도 많이 발견된다. 매번 새롭게 쓰다시피 하다 지치고 만다. 그래서 포기하게 된다.       


연속성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 효율성이다. 하루 만에 쓰는 이유는 하루에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부족한 기억력을 탓하며 매일매일 처음부터 매번 읽어보는 불필요한 행위를 반복할 필요가 없다. 이렇게 효율적으로 하루 만에 쓰인 초고는 퇴고 과정을 거치면서 한 권의 책으로 변신한다.


자동차의 예를 들어보자. 좋은 차일수록 고속주행에서 안정감과 함께 탄력이 붙는다. 지면과 최대한 밀착이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루 만에 책 쓰기도 마찬가지다. 탄력이 붙어서 쉽게 써야 좋은 책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좋은 책은 문장력이나 작품성이 아닌 독자에게 쉽게 읽히는 책을 말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 있다. 하지만 시간을 활용하는 사람이나 방법에 따라 그 개념은 천차만별이다. 하루라는 시간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많은 일을 할 수도 그냥 아무 일도 없이 흘려버릴 수도 있다.


귀촌을 한다고 예를 들어보자. 시골에 귀촌하여 자신이 살 집을 지을 때 가능하면 빨리 지어야 한다. 그래서 귀촌하는 사람들은 이동식이나 조립식 주택을 선호하기도 한다. 폐가를 고쳐서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10년이 걸려서 완벽하게 지으려고 한다면 그 집은 의미가 없어진다. 당장 필요한데 10년을 기다릴 수도 없다. 요즘 출판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휴대폰으로 전자책을 읽는 세상이 왔다. 어렵고 따분한 책들은 독자들의 취향에 맞지 않다. 쉽고 공감 가는 일상의 평범한 글들이 독자들의 취향이 된 지 오래다.


하루만의 책 쓰기를 시도해서 성공하면 커다란 성취감과 함께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면 매달 혹은 매주도 가능하게 된다. 하지만 혼자서 해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책 쓰기는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서 같이 하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게 되고 결국 한 권의 책 쓰기를 완성할 수 있다. 매주 한 권씩 책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다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놀랍게도 책을 쓰면 쓸수록 소재가 늘어난다. 이제 책 쓰는 일이 즐거운 놀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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