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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 글을 300개 쓰고 느낀 점 10가지!

"그 남자의 살림살이" #6. 일요일, 병실에서 나를 돌아보다!

by 런던남자




< 필자의 브런치 사진 >



오늘도 무심코 브런치를 들락거리다가 "글 300" 이 눈에 들어온다. 300이란 숫자가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 곰곰이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본다. 그리고 느낀 점들을 다시 글로 옮겨본다.

나는 2019년 7월 17일 브런치에 첫 연재를 시작하였다. 2020년 3월 1일까지 228일간 총 300개의 글을 올렸다. 하루 평균 1.3개의 글을 올린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구독자가 679명에 총 조회 수 648,325회다. 그만큼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지 못하였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계속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10가지 정도로 솔직하게 자가 진단을 해보려 한다. 생뚱맞게 이런 짓을 하는 이유는 앞으로 600개의 글을 올렸을 때, 나아가서 1,000개의 글을 올렸을 때 나의 변화과정을 짚어보려는 것이다.


내가 228일 동안 300개의 글을 올리면서 느낀 점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글을 올리고서도 좌절할 때가 더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은 이유 10가지를 나열해 보겠다.





1. 글을 쓰면 쓸수록 호기심이 생겼다.


2. 글을 쓰면 쓸수록 메모하는 나를 발견하였다.


3. 글을 쓰면 쓸수록 소재가 넘쳐났다.

4. 글을 쓰면 쓸수록 콘텐츠들이 생겼다.


5. 글을 쓰면 쓸수록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6. 글을 쓰면 쓸수록 자존감도 올라갔다.


7. 글을 쓰면 쓸수록 성장이 느껴졌다.

8. 글을 쓰면 쓸수록 우울감이 치료되었다.


9. 글을 쓰면 쓸수록 돈이 (겨우 월세와 공과금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아주 조금씩이지만)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10. 글을 쓰면 쓸수록 행복지수가 높아졌다. 동시에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고 살아갈 이유들을 발견하였다.






한마디로 브런치라는 공간은 나에게 글쓰기 연습장이었다. 사실, 나는 끈기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래전부터 몇 번이나 골프에 입문했는지 모른다. 골프를 배울 때 연습장에 나가서 먼저 배운 후에 필드에 나가려 한 것이 화근이었다. 처음부터 필드로 직행했어야 옳았다. 나인홀부터 시작해서라도 필드를 공략했더라면 지금은 최소 싱글 정도는 쳤을 것이다. 7번 아이언으로 똑딱이부터 배우는 과정은 매년 반복되었다. 하지만 레슨프로들은 한결같이 기본기만 강조하였다. 그 기본기들이 언제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당연히 재미도 없고 쉽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는 골프붐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였다. 골프는 나이 들어 축구를 못하게 될 때 친구들과 즐기려고 배우는 것도 원인이기는 하였다. 배우려는 이유가 절박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글쓰기에서만큼은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 이유를 축구가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영국으로 이민 가서도 20여 년 가까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주도 거르지 않고 운동장에 나갔다. 20대 선수급들과 뛰면서도 밀리지 않으려고 그 좋아하던 담배도 끊고 개인 운동도 거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축구가 즐겁고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툭하면 비가 오는 영국 날씨에 비를 맞고 미끄러운 천연잔디구장에서 뛰는 일은 생각만큼 낭만적이지 않다. 경기가 끝나면 진흙투성이가 된다. 겨울철에도 온몸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올 정도로 힘들고 격한 운동이 축구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일단 생각이 스쳐 지나가는 대로 주저리주저리 써서 올려놓고 봤다. 그다음 독자들의 판단에 맡겼다. 내가 먼저 판단하지 않았다. 한 번에 생각나는 대로 써서 올린 글들이 호평을 받을 리 없었다. 운이 좋게도 힘들이지 않고 퇴고도 없이 써서 올린 글들이 브런치 메인에는 1/3 남짓 노출되었다. 내공과 필력을 겸비하였더라면 구독자와 조회수는 상상을 초월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글을 올리려면 글 하나에 몇 시간씩 붙들고 늘어져야만 한다. 나는 글 하나에 한 시간 이상 투자해본 적이 거의 없다. 에너지를 비축해야만 긴 겨울을 나는 개구리나 북극곰처럼 처음부터 장기전 모드에 들어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골프처럼 또 포기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었다.



7개월 전의 초심이나 지금이나 이러한 나의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글을 쓰는 일이 골프가 아닌 축구처럼 재미있어야 한다. 돌이켜보니 축구는 레슨을 받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런데도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영국 대표로 참가하기도 하였다. 50이 넘은 내가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자 레프리가 막아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감독님은 유니폼이 아닌 다른 색생의 옷을 입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다고 막아섰기 때문이었다. 내가 선수로 뛰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축구를 골프처럼 기본기부터 배운다고 레슨부터 받았더라면 몇 달 만에 포기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레슨을 피한 덕분에 지금까지 축구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일단 써야 한다. 쓰다 보면 글도 늘고 문장력도 생긴다. 그런 면에서 브런치는 글쓰기 연습에 최적화된 연습장이 아닐 수 없다.





나의 브런치에 올려진 모든 글들은 [하루만에 책쓰기]로 써서 별다른 퇴고 없이 올려진 글들이다.
참고로, [나는 매주 한권 책쓴다]란 주제로 정기 강의를 하고 있다. 월출산 국립공원에서는 매주 수요일 14:00~16:00, 서울 선정릉에서는 매주 금요일 19:00~21:00다. 글쓰기와 전혀 상관없는 일반인들이 [하루만에 책쓰기]를 통해서 실제로 매월 또는 매주 한 권 책을 쓸 수 있도록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깨트려주는 강의다. 실제로 필자처럼 매주 한권 책을 쓰는 회원들만 20명 이상이다. 매월 한 권 책을 쓰는 회원들까지 합하면 100여명 이상이다. 그 숫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수강신청은 온오프믹스닷컴에서, 월출산 상시 강의 문의는 010 3114 9876의 텍스트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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