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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런던남자 Aug 04. 2019

영국으로 이사 왔어요 #9 한국이라는 멋진 나라

나의 20년간의 영국 여행 이야기



10여 년 전에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이 서점가를 강타한 적이 있었다. 물론 나도 그 책을 친구를 통해 받아서 영국에서 읽어보았다. 구구절절 옳은 소리였고 한국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참으로 특이하고 특별한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내가 한국인이 아니었더라면 그 책을 액면 그대로만 이해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근현대사를 이해하고 한국인들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한국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분명 멋지고 역동성이 넘치는 다이나믹한 나라이다. 동남아나 유럽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한국만의 문화와 색깔이 있다. 그 색깔들이 이제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한국으로 이민 오고 싶어 하는 동남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생의 절반은 외국에서 살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그런 경험 자체가 커다란 삶의 무기이고 노후 대비가 될 수 있다. 지구촌이란 말보다는 이제는 국경 없는 지구가 더 맞는 말이 될 것이다. 한국이 좋고 싫어서의 문제가 아니다. 좁은 한반도의 절반에서 아웅다웅하는 것보다는 전 세계 도처에서 개척하고 자리를 잡아가는 한국인이 많을수록 한국이라는 나라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내가 20년을 영국에서 살았지만 나는 여전히 된장찌개와 치맥을 좋아하는 토종 한국인이다. 한국은 분명 강하고 멋진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떠나서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재를 시작한다.

     

K-팝과 한류로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실제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한국을 직접 찾아오는 외국인들이 몰라보게 늘었다.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시설들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특히 거미줄처럼 연결된 지하철과 초고속 기차는 물론이고 고속도로를 비롯한 전국의 도로망은 선진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전국 어디를 가든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고 가격도 저렴하다. 그것도 모자라 소위 맛 집”이라는 곳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맛 집 투어도 다닌다. 인증샷 이라는 것도 찍어 수시로 SNS에 올린다. 모두가 자신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쁘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등에 들어가 보면 국내외 여행을 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모습들로 가득하다. 저마다 행복한 모습들이 부러워 보일 정도이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한국의 산하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이면 꽃구경을, 여름이면 피서를, 가을이면 단풍구경을, 겨울이면 설경을 감상하며 등산이나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나라가 지구 상에 과연 얼마나 될까?

   

  

서울만 예로 들어도 아름답고 거대한 한강이 동서로 시내를 관통하고 있다. 영국의 템즈강이나 파리의 센강을 보라! 한강에 비할 수 없이 작은 강이다. 외국인들이 보기에도 한강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강이 수도 한복판을 흐른다는 사실은 놀라울 뿐이다. 서울의 산들은 또 어떠한가?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관악산 등의 명산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가? 서울에 살면서 마음만 먹으면 아침저녁으로 등산을 즐길 수도 있다. 런던이나 파리 뉴욕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골칫거리로 떠올랐지만 그래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이처럼 멋지고 매력적인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어디 SOC나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아름다운 경치뿐인가? 모든 분야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빠른 서비스는 더욱 놀랍다. 은행이나 관공서에 갈 때마다 느끼는 친절하고 신속한 서비스는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또한 대부분의 서류는 관공서에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도 발급이 가능하다.

     

음식은 주문하면 집안까지 배달해 주고, 친절하게도 편의점은 24시간 문을 연다. 심지어 24시간 영업하는 식당들도 제법 많다. 손들면 어디에서든 택시를 탈 수 있다. 4명이 타도 추가 요금이 없다. 버스는 또 어떠한가? 시내든 고속도로든 전용차선을 달리기 때문에 막힘이 없다

 

이처럼 살기 좋고 편리한 나라가 지구 상에 또 존재할까? 많은 나라를 다녀보고 영국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내가 본 한국은 분명 매력으로 차고 넘치는 나라다. 외국인들이 보면 더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멋진 나라에서 잘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민을 권하고 있다. 한국에 비해 살기 불편하고 정착할 때까지 본인은 물론 가족 전체가 고생하는 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분명 심각한 모순이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의 문제점들은 무엇일까? 다음 편에서는 그 문제점들에 대해 짚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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