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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물투데이 Mar 25. 2021

오늘 반찬 뭐하지?

'츄릅~츄릅' 쫄깃한 게 당기는데...

"오늘 반찬은 뭘로 하지...??"

집에서 식사 준비를 많이 하시는 어머님들의 주된 고민 아니었을까? 오늘 남편이랑 아이들에게 어떤 음식, 어떤 반찬 해줄까 라는 주제로 가끔씩 머리가 지끈지끈 해지는 경우가 많으실 것 같다. 나도 요리 좀 해보겠다고 평소에 이것저것 지지고 볶고, 삶고 하지만, 무심코 '오늘 뭐 먹지?' 물음표를 던지면 심히 고민을 하게 되었다. 


"반찬가게를 가볼까?"

예전에 1인 가구, 독신 가구 급증이라는 키워드로 뉴스에서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을 때 반찬가게들이 성황을 이루었던 적이 기억이 난다. 다만 갑작스레 급증한 탓에 한 순간의 거품이었나 싶었을 정도로 얼마 안 가 사라진 가게들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가족의 기본이라 그런지, 드문드문 있던 반찬가게들이 다시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 같다. 반찬가게서 커다란 봉지에 다양한 반찬들을 한 가득 사들고 가시는 어머님들을 보면서 문득 부러움도 느꼈다. 반찬 고민 없이 편하게 식사하시겠네..


"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반찬을 만들어볼 거야!"

쓸데없이 불굴의 의지를 불태우며 반찬거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쫄깃함을 강조하는 말린 고구마 줄기가 눈에 확 들어왔다. 때 마침 아내가 흐물흐물한 식감보다는 입안에서 잘근잘근 씹히거나 아삭한 느낌을 좋아한다고 했기에 '옳거니! Got it!' 바로 구매를 해버렸다. 이미 말린 고구마 줄기를 한번 더 데쳐진 것을 구매를 했기에 후딱 반찬 만들기가 너무 편했다. 말린 고구마 줄기 볶음 레시피도 몇 번 읽어보고 준비를 시작했다. 

칼을 쥐고서 먹기 좋게 자르는 중에도 흐물흐물한 느낌이 느껴지질 않았다. '오... 기대되는데.' 후딱 간장, 다진 마늘, 채 썬 대파, 들깨 가루, 식용유 1 숟갈 씩 준비했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 대파를 뿌려 주고 말린 고구마 줄기를 넣어서 살살 볶아주었다. 간장도 흩뿌려주고 풍미를 더해주었다. 짭짤한 냄새가 코를 살금살금 긁었다.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한 줄기씩 집어 먹으며 간도 보고, 식감도 확인하고. 마지막 마무리는 들깨 가루 1 숟갈 확 뿌려주면.. 부엌에 확 풍겨지는 고소한 냄새. 이 맛에 요리하고 반찬하고 하는 거지.


"유레카!"

반찬으로 먹는 채소 중에 이런 식감을 줄 수 있다는 건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아내도 캐나다서 샐러드만 먹다가 한국 와서 다양한 나물반찬을 접하면서 새로운 것을 마주한다는 게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아내는 김치도 이파리 부분 대신 줄기 부분을 아삭아삭 오물오물 씹어먹는데 이번 말린 고구마 줄기 볶음을 먹고서는 한국말로 "잘 먹었습니다~"라고 정확하게 답해주었다. 


나중엔 말린 고구마 줄기 볶음 외에도 괜찮은 나물들로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대답으로는 달콤한 키스를 기대하며.. 신혼은 좋은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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