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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물투데이 Aug 31. 2020

지금, 우리 엄마에게 필요한 건

완전 곱슬, 머리숱은 또 왜 이렇게 많아?

내 머리는 생머리도 아닌 완전 곱슬에 머리숱은 누가 봐도 '와~'할 정도의 많은 양이다.

누군가는 나에게 배부른 소리 한다(?)라며 따가운 눈초리를 주거나 부럽다는 시선을 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곱슬머리와 많은 머리숱은 항상 스트레스였다. 머리를 묶는걸 지독하게 싫어하는 

나에게는 여름은 너무나도 반갑지 않은 계절이었고 추운 겨울은 목도리가 필요 없는 반가운 계절이었다.


매번 미용실을 가면 내 돈 주고 가는 미용실 이어도 눈치를 보게 되는 건 일상이었다.

내 머리를 만지면서 이리저리 살피는 미용사에게 나는 한껏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머리숱이 너무 많죠...? 게다가 완전 곱슬이에요.. 

이 말을 기계처럼 내뱉었다. 저 말에 함축적인 말은 "이렇게 숱이 많은 머린 첨이지? 오늘 당신의 

손목은 죽어날 예정입니다"라는 나만 알고 있는 뜻이었다. 

내 머리는 매직이 필수인 머리인데 매직을 하면 기본 4시간은 미용실에 잡혀있어야 할 정도이다.

그래서 나는 항상 머리를 하고 집에 오는 날엔 엄마한테 항상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렸다.

'아니 왜 나만 이 집에서 머리숱이 이렇게 많은 건데? 난 진짜 머리숱이 없었으면 좋겠어.'

그럴 때마다 엄마는 행복한 소리 하지 말라며 엄마 결혼 전에는 내 머리숱에 2배였는데 나와 내 동생을 

낳고 다 빠졌다고 어쩐지 엄마의 결혼 전 사진을 보면 지금과는 다른 풍성한 머리를 보고 놀란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때의 엄마의 대답에는 지금 당장 스트레스받고 있는 나한테는 어떠한 위로도 되진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엄마가 화장대에 앉아 핀셋으로 흰머리를 힘겹게 거울 보며 뽑고 있는 엄마에게 

내가 도와주겠다고 엄마한테 무릎을 내어주었다. 엄마는 신신당부했다. 

절대 검은 머리는 뽑지 마!! 

흰머리를 찾으려 엄마 머리를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엄마 머리숱이 이렇게 없었나? 싶었다. 생각 외로 

두피가 보일 정도로 휑해진 곳이 곳곳이 있었다. 흰머리를 뽑으려다 휑해진 엄마 머리를 보고 나는 순간

마음이 너무 아팠으며 생각이 많아졌었다.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는지 엄마는 웃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엄마 머리 좀 심어주라. 엄마 이러다가 대머리 되는 거 아닌가 몰라 하하하.’ 

알겠다 대답하고 몇 개의 흰머리를 더 뽑고 나서 나는 방에 들어와 인터넷에 쳐봤다.

'탈모에 좋은 음식'이 뭐가 있을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검정콩이 나왔고 나는 바로 주문을 했다.

많고 많은 식재료 중에 왜 검정콩을 선택했냐고 물어본다면 검정콩에는 모발을 건강하고 탄력 있게 해 주며 모발이 빠지는 것을 방지를 도와주고 게다가 50대를  넘어가는 우리 엄마에게 찾아온 갱년기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 다른 큰 이유는  손질할 게 없고 간단히 밥을 먹을 때  넣어먹을 수 있는 간편함 때문이다.  콩밥을 싫어하는 우리 가족에게는 이 작은 검정콩이 들어있는 밥이 쉽지는 않았다.

가족들은 은근슬쩍 밥을 그릇에 담을 때 콩이 없는 쪽을 담는 꼼수(?)까지 썼다. 콩을 덜먹고 싶은 마음에?

하지만 계속 나는 검정콩밥을 고집했다. 이 간단한 식습관마저 못한다면 다른 방법이라고 쉬울까? 생각에..

물론 이 검정콩 하나로 우리 엄마의 탈모를 갱년기를 다 낫게 해 줄 순 없겠지만 엄마의 청춘을 조금이라도 

늘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지금 우리 엄마에게 필요한 건 좋은 약도 어떠한 시술보다 좋은 식습관인 거 같다. 

그리고 엄마의 머리카락을 엄마의 건강을 지켜주고 싶은 내 마음까지.. 그래서 오늘 저녁도 '검은콩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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