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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카시아 Jan 13. 2023

회기가 끝난 후에 나에 대해 생각하나요?

상담을 시작하게 되면 내담자들은 제 마음에 콕 박힙니다. 상담 초반에는 차트를 가지고 다니며, 집에서도 출퇴근시간 동안에도 떠올리며 분석해 나갑니다. 그리고 충분히 사례개념화를 작성하며 내담자를 이해하게 되는 정보가 쌓이고, 내담자와 편안해졌다고 느껴지고, 내담자와의 상담목표가 굳건해지고 방향이 명료해지면 비로소 차트를 상담실에 두고 다닐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상담자 수련생으로써 필요한 자기분석과정인 심리상담을 받았을때 두 분의 저명하신 교수님에게도 사실 늘 궁금했던 것은 한주간 나를 생각할까? 였습니다. 


최근 만난 내담자에게는 "나는 ㅇㅇㅇ라는 과목을 공부중이다. 나는 한주간 참 많이 당신을 생각하며 고민한다"라고 말하였는데 아주 반가워하였고 너무 좋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부담스러워할줄 알았는데 의외의 반응이었지요.


존경하는 정신과 의사 이자 심리상담자인 어빈 얄롬의 "치료의 선물"이라는 책에도 "환자가 당신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도록 하라" 챕터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얄롬 역시 내담자들이 한주동안 마음에서 없어져버리지 않으며 생각난 적이 있고 내담자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꼭 이야기 한다 라고 적었습니다. 


누군가를 중요하게 마음에 새기는 것, 그 중요함을 누군가로부터 느끼는 것이 중요한 내담자에게 상담자와의 관계는 나의 중요함을 확인하고 싶은 관계일 것 입니다. 


온전히 느끼도록 하고 싶습니다. 찬양하고 찬미해주고 싶습니다. 같이 울어주고 기뻐하고 싶습니다. 내담자가 소중한 만큼, 나도 내담자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고, 그 상호성으로 우리의 방향도 더 촉진이 될 것입니다. 기꺼이 이상화 대상이 되어주는 것. 상담자의 의무이자 숙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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