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원 Ⅵ

by 오승현






[ 구 원 VI ]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팝콘을 먹고 있었다


그 순간,

화면 속에는

우크라이나 아이가

피투성이 얼굴로 울고 있었다.



새로 산 후리스를 걸치고

여행 영상을 보고 있었다


한 달 백 달러로 산다는

어느 아버지의 고단한 숨이

조용히 방 안을 채웠다.



가족과 외식하던 저녁,

이백만 원짜리 중고차가

또 멈췄다는

개척교회 동기의 전화


그의 짧은 한숨이

식탁 위에 내려앉았다.



집이 없는 사람.

사택에 사는 부교역자.

세 아이의 아빠.



세상의 상처 앞에

멈춰 선 마음.


건들 수 없는,

아니 감당하지도 못하는 아픔이

밤마다

가슴을 적신다


이 무력함은

내 굳어버린 마음 때문인지

아니면

시대가 떠넘긴 슬픔 때문인지


꼬리를 문 질문들이

조용히

마음을 헤집는다.



지금,

나에게

구원이 필요한

순간




이전 12화소박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