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죄

by 오승현




돌아보면,

오랜 시간 진심을

찾으려 애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진심을 좇으면 좇을수록

곁에서 멀어져 갔다.


사람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었다.

특히 소외된 이들을 사랑하고 싶었다.


스무 살 시절,

뜻이 맞는 친구들과 꽃동네 봉사,

서울역 노숙인 점심 배식,

장애우 어린이 돌봄,

탈북 청년과의 만남에 함께했다.


밥을 푸는 손끝에

국밥 냄새가 스며 있었고,

등은 늘 땀으로 젖어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내 안에 ‘사랑’이 있다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건,

한 사람을 향한 깊은 사랑이

내 안에 없다는 절망감이었다.


어쩌면 사랑을 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흉내 낸 것뿐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 속에서

‘원죄’를 보게 되었다.


진심이 없는 나,

사랑하고 싶어 하면서도

끝내 사랑하지 못하는 나.

그것이 내 원죄였다.


나에게 진심은.

스쳐가는 바람을 잡으려는 것처럼,

노력으로 얻어질 수 없는 것이었다.


그날 이후,

그 원죄를 안고

조금씩 사랑을 배워간다.


서툴지만 정직하게.

진심 없는 나로부터,

진심 있는 사람이 되기까지.


순례의 길을 걷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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