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의 시간

by 오승현



십 대의 내가

마흔 살의 나에게 묻는다.


“왜 어른들은

장례식장에서

슬퍼하지 않지요? “


“어떤 분들은

웃고 계시기도 하잖아요.”


“그건

위선 아닌가요?”


마흔 살의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한다.


“사람마다

슬픔을 다루는

방식이 다르거든. “


십 대의 내가

다시 묻는다.


“그래도

장례식장에서

슬퍼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나는 천천히 대답한다.


“삼일의 장례예식이

전부는 아니야.”


“그럼

뭐가 더 중요한가요?”


“그 이후의 시간.”


나는 조금 더 말을 잇는다.


“그 사람을

이따금씩 떠올리는 것.”


“길을 걷다가

문득 생각나는 것.”


“어느 순간

그 사람의 뒷모습이

조용히 떠오르는 것.”


십 대의 내가 묻는다.


“그게

추모인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도.”


“겉으로 보이는 슬픔은

아마 물 위에 떠 있는

작은 조각일지도 몰라. “


잠시 침묵이 흐른다.


나는 마지막으로 말한다.


“그 사람을

계속 기억하는 것.”


“어쩌면

그게 우리가 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몰라.”


나는 요즘

어떤 사람의

뒷모습을 자주 떠올린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기억의 추모다.


그러나

이런 추모를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오늘도

그 사람을

떠올린다.


이제 어른이 된 나는,

기억 속 어린 나를,

조용히 안아준다.







이전 27화나의 온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