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희망

(원계홍 화가(1920~1980) 그림 앞에서)

by 오승현



[ 시선의 희망 ]


아름다움이란

찾을 수 없었던

그 시절의 골목


희망조차

사치였던

잿빛 뒷골목


나는 병실 침대

희미한 조명 아래 앉아

그림 속 골목을 바라본다


당신의 시선이 임하면

그곳은 낡은 골목 아닌

빛이 스민 풍경이 된다


폴 세잔 붓질처럼

한 줄기 희망이

구석구석 번진다


그림 앞에 앉은 나,

병상에 갇힌 하루도

프라하 뒷골목

피렌체 뒷골목

부럽지 않은 풍경이 된다


당신의 시선 안에서

존재의 희망 안에서

내 삶 구석구석

조용히 물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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