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곁에 앉아준 한 사람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by 오승현


여보,

방금 ’가시’에 대한 글을 쓰다가

당신에 대한 해답이 풀렸어.


나는 늘 생각했어.

당신은 왜 내게 특별할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오랫동안 고민만 했었어.


그런데 오늘,

‘가시’를 떠올리며 글을 쓰다가

하나의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었어.


나는 늘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풀리지 않는 숙제를 안고 살아왔어.


누가 먼저 다가오든, 내가 먼저 다가가든—

결국엔 내 안에 있는 ‘가시’와 마주하게 됐지.


그 가시는 슬픔의 벽이 되어

사람들과의 거리감을 만들었어.


그런데 당신은…

처음 만난 그날부터 내 빈 공간을 무력화시켰어.


마치 내가 가시 없는 사람인 것처럼,

조용히,

조심스럽게 내 세계로 들어왔지.


그리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했던 그 빈자리,

그곳에 당신은 그저 함께 있어줬어.

당신은 내게 자유함을 준 유일한 사람이야.


그 공간 안에서

나는 처음으로 평안했어.

누구의 시선도, 기대도 없이

그저 나로서 숨 쉴 수 있었어.


그래서 이제 알겠어.

내가 당신을 ‘특별하다’고 느낀 건,

당신이 내 가시를 뽑은 사람이 아니라—

그 가시 곁에 조용히 앉아준 사람이었기 때문이야.


당신과 함께 있으면 가시는

여전히 내 안에 있지만,

그 고통은 더 이상 외로움이 아니야.


하나님과 나 사이,

세상과 나 사이에 놓인

빈 공간.


그곳을 지켜주며,

그 안에서도

평안을 느끼게 해 준 사람.

그게 바로 당신이야.


내 가시는 여전히 내 안에 있지만,

당신은 그 곁에 조용히 앉아 있어 주었지.

그래서 당신은, 나의 특별한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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