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희망

by 오승현



우리는 늘

절망의 크기만 이야기한다.


고전 소설,

유명 작가들의 시에도

인간의 고독과 절망에 대한 작품은 많다.


‘깊은 절망’,

‘지독한 절망’,

“지독한 절망이 또 나를 찾아왔네.”


우린 자주 깊은 절망을 말한다.

반대로 희망의 크기를 말하는 이는 드물다.


“지독한 희망이 나를 또 찾아왔네.”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돌아보면,

희망은 늘

아지랑이처럼 아슬아슬 찾아왔다.


절망의 무게에 짓눌려

마치 죽은 듯 쓰러져 잠든 순간에도,


눈을 뜨면 희망은

내면 깊은 곳에서

따뜻한 손으로 나를 끌어주었다.


어떤 때는

이런 희망이 낯설어서,

의도적으로 나를 절망에

다시 던진 적도 있었다.


희망은 절망보다

더 크고, 더 자주 내 곁에 있었지만

나는 그 존재를 믿지 않았다.


희망은 언제나

아스팔트를 뚫는 들꽃처럼

내면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다.


반복되는 실패 속,

모든 것이 끝난 듯 보이는 순간에도

희망은 피어올랐다.


사실 희망의 크기가

절망보다 더 컸던 것이다.


희망은 늘,

내 곁에 있었다.


이제 이렇게 말해 보고 싶다.


“희망이 찾아왔네”

“지독한 희망이 또 찾아왔네.”

“아지랑이 같은 희망이

언제나 내 곁에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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