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사람을 만나며 살아왔다.
도시가 바뀌고, 역할이 달라지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건
‘만남’이라는 경험이었다.
처음엔 단지 말을 잘하고 싶었다.
말로 설득하고, 위로하고,
무언가를 전하고 싶었다.
하지만 점점 깨달았다.
말을 잘하는 것보다,
존재로 말하는 연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누군가와 마주 앉아 변죽만 울리고
서로의 깊이에 닿지 못한 채
만남을 마치고 돌아설 때면.
알 수 없는 무력감 속에
다리에 힘이 풀리고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
그런 만남은 나의 내면에 혼돈을 주어,
집에 도착해서 쓰러지듯 잠을 잤다.
그 사람을 품기엔 나의 세계가 작았던 것이다.
그럴 땐 새벽녘이 돼서야,
비로소 깨닫게 된다.
“내가 정말 배우고 싶은 건,
존재의 언어구나.”
“그 혼돈의 감정은,
진심으로
타인의 세계에 닿고자 한
마음의 파동이었구나.“
대화에는 학위도, 자격증도 없다.
오직 진심만이 통과증이다.
대화는 돈으로도 배울 수 없는
가장 섬세하고 귀한 기술이다.
많이 만나야 하고, 실패도 해야 하며,
잠잠히 듣고, 기다리고, 견뎌야 한다.
무엇보다 나의 세계를 깊이 뿌리내리고,
동시에 나의 세계를 넓혀야 한다.
나는 아직도 그 길 위에서,
실패하며 배우고 있다.
학문보다 사람에게서,
기술보다 진심에게서.
나는 다시 길 위에서,
존재의 언어를 배우고 싶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고 싶은 방식이며,
결국 내 글이 걸어가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