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말 8초라 하는 여름휴가가 시작된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남편의 일 때문에 우리 집의 여름휴가는 늘 8월 15일이 지나야 시작되곤 하기에 이맘때쯤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다니는 것은 오롯이 내 몫이다. 이제 비도 덜 오고 장마가 끝나갔나 싶게 무섭게 쨍한 불볕더위와 함께 물놀이의 시즌이 본격적으로 왔음을 느낀다.
주중에는 나도 일을 하고, 아이들도 학원 가느라 바쁘니 토요일 아점을 먹고 집 근처 수영장으로 달려왔다. 호텔 수영장이지만 비투숙객도 이용 가능한 데다가 도민 할인까지 해주니 이보다 좋을쏘냐. 거기에다 체크인, 아웃 사이 시간에 이용하면 전세 낸 듯이 놀 수 있으니 이 또한 좋다.
단지 탈의실 사용이 어려워 집에서 수영복을 다 착장하고 와야 하지만 그건 크게 불편하지 않으니 괜찮다.
근데 오늘은 지난번에 튜브를 크게 잘 사용하지 않는 듯해서 집에서 튜브를 가지고 오지 않았더니 또 그렇게 튜브를 찾는다. 프런트에 양해를 구하고, 집에 다시 튜브를 가지러 다녀왔더니 이번엔 또 튜브가 없어도 된다고 하니 어떤 장단에 춤을 추리 싶다. 그래도 지켜보기만 하면서 엄마를 덜 찾고 둘이서 잘 노니 그것만으로 흐뭇한 엄마 미소를 지어본다.
집에서 가져 온 튜브는 뒤로 하고 수영장 튜브를 애용함ㅎㅎ화려한 워터 슬라이드도 없고 바닥분수도 없고 그냥 물 웅덩이 같은 수영장이지만 그래도 애들은 잘 논다. 그리고 엄마로서도 모래범벅 수영복과 뒤처리를 안 해도 되니 바다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해 본다.
물이 묻으면 아이들 간식 챙겨주기, 이것 저것 뒤치다꺼리가 어려우니 보초 서듯 의자에 가만히 앉아 물멍과 여름멍을 해 본다.
멍 때려도 커피와 책은 빠질 수 없지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나며 안 그래도 까만데 더 까맣게 건강하게 그을리며 한 뼘 더 성장할 아이들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