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므니 Aug 10. 2023

태풍의 눈과 구름

아이와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주를 막 벗어난 태풍의 영향인지 비는 더 이상 오지 않았지만 바람이 세차게 많이 불어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연히 태풍에 대해서도 바람이 불어 유독 빠르게 이동하는 구름을 보면서 말이다.

태풍은 왜 생기는 지의 기본적인 질문부터 구름에 이르기까지 두서없이 진행된 대화는 구름을 왜 만질 수는 없는지에 대한 호기심과 구름의 물질의 상태에 대한 것에서 유리가 액체라는 사실까지 방대하게 그물망처럼 이어졌다.


태풍의 눈은 실제로 고요하고 잔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태풍의 핵은 이렇게 잔잔하고 요동이 없지만 그 기세는 대단하고 무시무시하고 영향이 크다. 태풍이 피해를 많이 주니 태풍이라는 말만 들어도 긴장이 되고, 제발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항상 있다. 하지만 약한 태풍은 바닷물을 휘저어 바닷물 표면의 오염도를 정화시켜 주고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물고기들의 먹이를 떠오르게도 하는 등, 가뭄과 무더위를 해소도 한다고 하니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했다. 이렇게 동전의 양면이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아이와 이야기하며 지금 태풍의 영향권인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무탈하게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따지고 보면 우리 생활에서 공부가 되지 않을 상황이나 주제가 없지 않고, 글감이 되지 않을 거리가 없지 않다. 아이와 별 거 아닌 것으로 태풍에 대해서, 구름에 대해서, 물질에 대해서 이것저것 동시 다발적으로 이야기하며 나누듯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것들을 잡고 일으켜 세워서 정렬시키고 살을 붙인다면 이야기가 탄생하고 글이 탄생한다.


그리고 자연의 경이로움, 무서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구름 이야기처럼 몽실몽실하고 환상적인 듯한 기분을 맛보게 하는 것은 또 문학의 영역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구름의 움직임에 따라 아스팔트 색상이 어두워졌다가 밝아짐을 보며 우리의 삶에서도 잠깐 구름이 드리워지기도 하지만 이내 다시 구름이 걷히어 해가 비추이는 것처럼 해 뜰날이 분명 있다는 것으로 인생을 생각하기도 한다.


어떻게 인생을 관조하면서도 인생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생길지, 그리고 그러한 성찰이 삶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여 인생을 진실되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생각해 보며 아이가 들어간 작가교실 앞에서 몇 자 끄적여 본다. 아이가 어린이 작가 교실에서 배워 와서 인상적이어서 꼭 기억하고 싶다는 좋은 글의 조건을 되새겨 본다. 좋은 글은 진실성, 창의성, 성실성이 있어야 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단다. 그래서 자신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아이의 명민함을 응원하며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100번째 글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