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과 사랑에 빠졌다

by 므니

그림책. 글보다는 그림이 있는 책. 영 유아기 아이들이 보는 책. 딱 이 정도가 그림책에 대해 이해한 것이었다. 그런데 아이와 함께 책을 읽어주고 읽기 시작하자 내가 알던 그림책의 사전적 정의와 사뭇 다른 그림책의 세계가 있었다.

우선 그림책은 어린이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었다. 충분히 심오하고 아름답고 생각해 볼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또 외국작가들의 수상작들은 정말 수상작의 명성대로 그림이 얼마나 아름답고 예쁜지. 글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림으로서 이렇게 충분히 메시지가 전달되고 감동이 있으니 아이도 좋고 나도 읽어주며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그림책에 대해 공부하고 알수록 아이들도 나도 그림책에 빠져 들어갔다.

미국에는 칼데콧 메달과 뉴베리 메달이 있는데 그림작가(일러스트레이터)에게 주는 상이 칼데콧 메달이다. 글 작가에게는 뉴베리 메달(since 1921)을 수여한다. 미국 시민권자, 영주권자 대상으로만 수상하고 1종의 수상작(Winner)과 4종 내외의 명예상(Honor books)을 함께 발표한다.

그렇다면 영국에는 케이트 그린 어웨이 메달이 있다. 케이트 그린 어웨이 상도 칼데콧 상과 마찬가지로 그림작가에게 주는 상이고, 카네기 메달은 글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미국과 같이 영국 도서관 협회(CILIP)가 주관해서 주는 상이다.

하나의 그림책이 두 가지 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한다. 존 클라센의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도 칼데콧과 그린어웨이 메달을 동시 수상했다.

이밖에도 볼로냐 라가치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기념상, 안데르센상,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등이 있다.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 봤거나 아이에게 읽어줬던 그림책들은 대부분 이미 유명한 그림책이어서 이런저런 굵직굵직한 상을 한 두 차례 수상했을 것이다.



이렇게 그림책에 대해 공부하고 알아가니 그림책이 더 사랑스러워지고 그림책에 붙어있는 금장, 은장 딱지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수상작을 찾아서 읽기도, 작가별로 찾아서 읽기도 하며 아이들에게 읽어준다고는 하나 실상은 엄마가 즐기기 시작한 그림책 읽어주기 시간이었다.


우리 집 아이들이 특별히 좋아했던 책을 꼽으라면 존 버닝햄, 앤서니 브라운, 존 클라센의 작품들을 좋아했다. 내가 좋아했던 책은 카슨 엘리슨의 <홀라 홀라 추추추>라는 그림책으로 거의 글자가 없는 그림책이다. 곤충 어를 말하는 곤충들의 세계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아이들보다 내가 보고 싶어서 여러 번 봤던 기억이 난다.

수상작들만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외국 작가들의 그림책만 좋아했던 것도 아니다. 안녕달 그림책이나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이수지 작가 등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그림책이 얼마나 많은지.


아이들에게 읽어준다는 핑계로 그림책을 보며 힐링하고 아이들과도 교감하는 귀한 시간들이었다. 그림책은 굳이 글을 읽지 않아도 그림만 봐도 충분히 이야기가 이해가 된다. 그림책의 그림을 하나하나 보고 있으면 이 색채가, 여기 배경이, 주인공이 다 그저 그렇게 그려진 것이 없고 이야기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도 점점 아름다운 그림책이 많이 나오고 있고 이제 그림책이 아이들만의 책이 아니라 어른들도 보며 즐기는 그림책으로 되어 가고 있어서 오래오래 그림책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