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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니 Dec 28. 2022

야 너두 책 쓸 수 있어

「책 한번 써봅시다」를 읽고

도서관에 가서 책 쓰기에 관련된 책을 검색해보니 많은 책들이 주르륵 뜬다. 그중에 대출 가능한 책으로 입맛을 당기는 책을 하나 찾아 빌려왔다.

장강명 작가님. 나만 모르고 알았던 것인가? 꽤 인지도가 있는 유명한 작가님이셨다. 다행히 괜찮은 책을 빌려온 것 같았다.

총 24 꼭지로 구성되어 있는 책에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어찌나 많은지. 포스트잇으로 플래그를 해가며 내 책이 아니기에 마음속으로 밑줄을 좍좍 그었다.


한 주제로 200자 원고지 600장을 쓰라.
200자 원고지 600매는 얇은 단행본 한 권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분량이다.
 
작가가 아니라 저자를 목표로 삼으라
어떤 형태라도 한 권의 책이라고 인정할 정도로 완결된 형태로 만들어라.


그렇다. 자기만의 모서리를 갈고닦아 뾰족하게 만들어 한 주제로 책을 내야 한다. 그 출발은 여기 브런치 매거진부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
물론 책 한 권을 몇 달 만에 써서 출간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책 한 권 쓰는데 수십 년이 걸리지도 않는다.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나도 책 한 권 내고 싶었는데, 작가가 되고 싶었는데'라는 미련을 품고 산다면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막연히 작가가 꿈이었다. 흔히들 말하는 내가 책 쓰면 열 권도 더 나와. 하는 말처럼 책 한 권 내는 게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소망이었다. 그리고 내가 아는 이야기, 나만의 이야기를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너른 대나무 숲에서 한 번은 해보고 싶었다.


에세이 쓰기 - 무엇을 쓸 것인가
바로 '세상에서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이것이 좋은 에세이의 전부는 아니지만, 출발점을 제대로 잡으면 좋은 에세이를 쓸 가능성이 확 높아진다.


우선 소설을 쓰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되어 에세이를 도전해 보고 싶다. 그런데 에세이는 진입장벽이 낮아 보여 많은 아마추어 작가들이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이 깊어진다.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쓰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너무 진부해 보인다. 인터넷 서점에 내가 쓰고 싶은 주제로 키워드를 넣어 검색해 보면 이미 수십 권의 책이 나온다.

나는 과연 잘 쓸 수 있을까.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질이 뭘까. 나는 '삶을 사랑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사랑하면 그 대상을 유심히 헤아리게 된다. 그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진다. 좋은 에세이에는 그렇게 삶에 대한 남다른 관찰과 애정이 담긴다.


아, 삶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 있지! 하며 무릎을 탁 쳐본다. 가끔은 우울감이 들기도 하지만 금세 털고 일어나는 것만큼은 1등이다. 그만큼 실수와 실패도 잦지만 나만이 최고로 사랑해 줄 수 있는 나의 삶을 사랑해서 털고 일어난다.


작가의 꿈을 꾸는 사람이라면 퇴고와 피드백받기에 대해서는 얼마간 각오가 서야 한다. 진지하게 글을 쓰는 한, 두 가지 모두 글쓴이를 영원히 쫓아다닐 골칫덩이다.  아무리 글솜씨가 늘어도 초고는 언제나 엉성한 가건물이다. 논리적 구멍과 오타가 수두룩하다. 독자의 피드백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모든 작가의 평상심을 위협한다.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늘어나면 사무치게 아픈 비판도 따라온다.


무플이 더 가슴 아프다고 했는가. 아직은 날카로운 글을 쓰지 못해 아픈 비판이 없지만 더 읽히는 글이 된다면 피할 수 없을 터. 겸허해지진 않겠지만 겸허하게 받아들이려는 연습과 노오력을 해보자.


뾰족한 곳을 더 뾰족하게 깎자. 글은 날카롭게 깎되 마음은 온유하게 먹자. 욕을 먹어야 한다면 정확한 욕을 들어먹기 위해 애쓰자. 비판에 익숙해지자.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로 내가 뾰족하게 날을 세워야 할 곳은 어디일까.

술술 익히는 책으로 나 같은 작가지망생에게 환상과 무지를 일깨워 주며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 책이었다.

곳곳에 위트와 촌철살인의 메시지로 웃픔을 함께 가져다줬다. 나 같은 사람도 써도 되고 쓸 수 있구나 하는 희망도 함께 말이다.


브런치 작가님들, 우리 얘들아 님들,

책 한번 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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