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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니 Jan 12. 2023

나는 끓인 물을 마신다

여름에는 시원한 보리차가 제격이지.

비염에는 작두콩차가 좋다더라.

옥수수차나 현미차는 구수한 맛이 좋구나.


정수기 물을 그대로 못 마시는 나는 물 대용으로 마시는 여러 차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면 귀가 솔깃해지며 저절로 팔랑거려진다.

그래서 어떤 물을 마실 것이며, 어떻게 먹을까 하고 궁리를 했다.



처음 시작은 아이가 태어나고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이유식을 시작하며, 끓인 보리차를 먹이면 좋다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서다.

그전에는 살림도 몰랐으며, 정수기 물을 그냥 마셔도 별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아이 일이라면 초보 엄마라도 누구나 열혈엄마가 되지 않는가. 아니, 초보 엄마니 더 열혈일지도.


그래서 그 당시 유명하다는 보리차 쇼핑몰을 찾아 첫 주문을 했고, 큰 아이가 12살이 된 지금까지 그 쇼핑몰에서 주문을 해서 먹고 있다.



아이가 조금 크니 더 이상 보리차 물을 찾지도 원하지도 않지만, 이제는 순전히 오로지 엄마인 나를 위해 먹고 있다.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물 대용 차를 다 끓여 먹어봤는데 정착한 방법은 보리와 현미를 나름의 비율로 섞어서 끓여 먹는다.

보리, 현미를 차망에 넣고 팔팔 끓인 물에 퐁당 넣어서 우려서 먹는 그 맛이란!

구수하고 향긋하기도 하며 우리 집에서 물살림이 완성되는 시간이다.

한 김 식힌 보리차를 뽀드득뽀드득 씻은 유리병에 콸콸 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한 여름에는 시원한 보리차 맛이 상쾌하고 갈증을 씻어 주어 좋다.  요즘 같은 겨울에는 끓인 직후 나는 구수한 냄새가 좋다. 또  집안을 가습기처럼 촉촉하게 만들어 주며 뜨끈한 보리차 한 잔이 온몸을 데워 준다.


이렇게 마시는 것의 부작용이 있다면, 바로 그냥 맹물은 잘 못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정성스럽게 나를 위하여 주전자에 물을 올려 보리차를 끓인다.

우리 집의 물살림이 완성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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