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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니 Feb 14. 2023

나에게 글쓰기란

글을 쓰는 행위가 어떤 것을 의미할지 생각해 보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나의 생각을 보이는 글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글은 나에게서 나왔지만 활자로 나타났다면 이제는 온전히 나의 것과는 별개로 존재하는 독립적인 개체가 된다.

흔히들 말하는 글이 유기체처럼 살아서 그 생명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래서 글을 쓰기 전 생각하고 고심하며, 초고 이후에는 퇴고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글이 글쓴이와는 별개로 돌아다닐 때 글쓴이가 덜 부끄럽지 않을까 해서다.

하지만, 이것은 능숙하고 숙련된 작가에게 가능할 일일 것 같고 나와 같은 초보에게는 그저 쓰기가 급급할 뿐이다.



그렇다면 나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일까. 머릿속에 부유하며 떠다니는 어떤 생각, 상념들이 겉으로 파바박하고 튀어나오는 듯하다고 해야 할까.


무엇을 쓸지 알지 못하지만 글감을 잡고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다 보면 장자처럼 내가 글을 쓰는 것인지, 글이 나를 쓰고 있는 것인지 모를 몰입이 밀려온다고 해야 할까.


마음속 막혀 있었던 누구에게도 말하기가 꺼려졌던 날것의 것들을 그나마 곱게 포장해서 조금은 보기가 좋게 내놓은 것이라고 해야 할까.


보잘것없는 삶이고, 인생이지만 그럼에도 이런 이런 부분은 이렇게 내세울만한 부분이 있다고 자기 과시와 연민이 섞여 있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다가 실체도 없이 사라지는 탄산음료의 탄산과 같다고 해야 할까.



어느 것 하나 탁 하고 와닿거나 만족스러운 정의가 없지만, 그럼에도 글을 쓰면서 존재의 힘을 느끼고, 소통의 창구가 열려 마음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함을 느낀다고 하면 조금 과장일까.


정의가 어떻든 뜬구름은 그만 잡고, 오늘도 쓰자.


오늘도 썼다.

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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