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므니 Feb 13. 2023

브런치를 하면서

브런치를 하면서 나의 삶이 변화했다.

브런치가 내 삶을 변화시켰다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브런치에게 아부스러운 발언일까 싶어 조금 주저했지만, 그럼에도 많은 부분 상당량을 바꿔놓았기에 브런치가 내 생활을 변화시킨 부분을 적어보고자 한다.




사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있는 줄 알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되었고(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혼자서 두 번 도전을 했다. 두 번은 보기 좋게 낙방을 했다. 세 번째 도전에서 감사하게 합격을 했다.

브런치를 알게 된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그 무렵 계속 무언가를 쓰고 싶어 했던 기억이 난다. 나의 일상도 쓰고 싶고, 나의 생각도 쓰고 싶고 아무튼 나의 이야기가 쓰고 싶었다. 그런데 그저 쓰려니 어떻게 쓸지, 혼자서만 쓰면 일기와도 같은 글을 쓰는 것이 동기부여가 될까 싶어 방법을 모색 중이었다.

그러다 아티스트 웨이를 가지고 모닝 글쓰기를 하는 곳을 기웃거리기도 했고, 출간 작가님이 운영하시는 하루 10분 글쓰기 온라인 모임에도 참여하여 글을 썼다. 그곳에서 매일 글을 쓰고 인증을 하여 마지막에는 작가님과 30분 통화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어 브런치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렇게, 저렇게 글을 쓰고자 기웃거리고 브런치에도 들어오고 싶어 안달을 냈던 시간들이 있었다.




세 번째 도전에서 여러 도움을 받아 감사하게 브런치에 입성하게 되었다. 들어와 보니 먼저 이 길을 걷고 계신 선배님들의 글들을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리고 혼자서 일기 같은 글을 끄적이다 보니 내 글에 대한 회의감이 느껴졌다. 글쓰기를 배운 적도 없고 그저 읽기를 좋아하여 읽다가 이제는 쓰고 싶어지는 마음속의 소리를 듣고 움직였는데, 이렇게 써도 되는 것인가 회의감이 들었다.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쓰라고 들었고, 누군가를 만나 3시간은 떠들 수 있는 주제로 쓰라고는 들었는데 막상 쓰려니 어디서부터 내 얘기를 펼쳐 놓아야 하나 과연 나만의 이야기를 누가 읽어줄 것인가. 쓰기 전부터 고민과 상념에 마음이 복잡했다.

초고는 언제나 쓰레기라고 부담 없이 쓰레기를 양산하라고 들었지만 이렇게 쓰레기를 남발해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려 왔다. 그럼에도 같이 브런치에 들어온 작가님들의 꾸준히 쓰시는 꾸준함과 성실함을 보며 나도 잘 쓰는 데에 집중하기보다 꾸준히 써 보자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글쓰기 관련 책을 읽고 꾸준히 써 보자. 일단 써 보자. 마음을 먹긴 했지만 그 마음이 움직여 몸을 일으키고 손가락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마음먹는 것과 별개이더라.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누군가 내 글을 기다리는 것도 아닌 그저 나 자신이 쓰고 싶어 쓰는 행위에서 스스로 동기부여 하는 것은 어려웠다. 쓰는 것만으로 성취를 느끼고 만족을 느끼기에는 나의 글이 만족스럽지 않았고 한 없이 부족함만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은, 그래도 이 공간에 들어오고 싶었고, 쓰는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이루고 싶은 작가의 꿈이 사위어가기 전에 희미하게나마 그 불꽃을 꺼뜨리지 않고 유지하고 싶었다.




브런치를 하면서 나의 삶이 변화했다. 글감이 없을까 촉각을 세우며 일상과 주변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하는 사람이 되었고 내면을 성찰하며 들여다보는 사람이 되었다. 글을 읽을 때 더 정성스럽게 한 자, 한 자 눈여겨보며 읽으며 공감하고 감탄하게 되었다. 브런치 안에서 글을 읽을 때는 클릭한 후 하트(라이킷)를 누르는 것은 기본이다. 댓글도 가능하면 다 남기려고 애쓴다. 그 글을 정성스럽게 쓰신 작가님들에 대한 예의라고나 할까.

나의 글도 다른 이가 보기엔 별 볼일 없고 그저 그런 글에 지나지 않더라도, 나에게는 소중한 글이므로 다른 작가님들에게도 자신의 글은 하나하나 소중할 테니 인지상정이라는 마음에 라이킷과 댓글에 마음을 담는다.


그리고 틈만 나면, 브런치에 어떤 글을 쓸까. 매거진은 어떻게 만들어 볼까 하고 생각한다. 브런치에 대한 사랑이 언젠가는 식을 것 같아 벌써 아쉽기도 하지만, 원래 사랑을 처음 시작할 때는 물불 가리지 않는 법이 아닌가. 연애 초기에 콩깍지가 씌는 것처럼 아직 브런치에 콩깍지가 쓰여 있는 상태이므로 지금은 이 시기를 즐겨 보려 한다.


오늘도 하이에나처럼 글감을 찾는다.(문자 그대로다.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무슨 글을 쓸까 글감을 찾는다.)

글감이 사라질까 봐 핸드폰 메모장을 두드리고, 어떻게 쓸 것인지 머릿속에서 구상해 보며 하나의 쓰레기를 더하여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