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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므니 Jul 11. 2023

나의 글에 대한 성찰

글을 다 쓰고 발행버튼을 누를 때면 성취감과 후련함, 부끄러움이 한 번에 몰려온다. 그 어느 것 하나가 우월할세라 한 번에 몰려오는 탓에 당혹감이 든다.



나는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단순히 나의 생각과 감정을 배설하고자 글을 쓰는가?

조금의 지적 허영을 뽐내고자, 여기에 이런 사람이 이런 모양으로 살고 있노라고 허공에 외치고자 글을 쓰는가?

아니면 나의 많은 허물과 단점을 눈 가리고 아웅 하면서 작디작은 성취와 잘남을 자랑하고자 글을 쓰는가?

그래서 이곳 브런치에서의 라이킷과 댓글을 받고자 글을 쓰는가?



사실 자랑도 덧없고, 인정과 칭찬도 지나가면 없어지므로 덧없는 것인데 그것에 목말라

여기 나 좀 봐주세요!

이렇게 잘 살고 잘하고 있다고요!

하며 외치는 소리가 되는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서 내면에 들리는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고 정직하게 대면하고자 이 글도 쓴다.

다만 이 글도 나의 감정과 생각을 쏟아내듯 배설하는 글이 되지 않길 바라는 염원으로 말이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쓸수록 모르겠다. 솔직한 글이 좋은 게 아닌가 싶어서 솔직하게 쓰니 그건 또 못 봐줄 꼴불견이고, 나한테는 없는 위트와 유머를 흉내 내 쿨하게 쓰고자 하니 남의 글을 베낀 듯 엉성하고 낯설다.


그래서 오늘도

쓰고 뿌듯하고,

고 후회하고,

쓰고 부끄럽다.

쓰고 부러웁다.


에세이의 진입장벽이 낮다 하던데, 진정한 에세이의 허들을 뛰어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요즘은 꾸준히 쓰고 있으니 남을 넘기는 힘들어도 나를 넘을 수는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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