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울고 싶을 때 글을 쓴다.
소진되어 더 이상 탈 것이 없을 때
사위어 가는 불 속에 재를 모아 글을 쓴다.
울고 싶지만 속 시원히 울 수 없을 때
말하고 싶지만 속 시원히 말할 수 없을 때
울음을 토해내듯
말을 토해내듯 글을 쓴다.
내 속에 응어리진 것을 말로 설명할 길이 없고
말로 설명하기 싫어서 글을 쓴다.
울어서 해결되는 일은 애초에 없기에
글로 운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도 없다.
하지만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듯
글로 울면 번잡한 속이 비워질 것 같아 쓴다.
오늘도 울고 싶길래
급하게 눈물을 마음속으로 삼키며
왈칵 눈물이 쏟아지기 전에
폰을 들어 몇 자를 써 본다.
쓰면서 마음을 해소할 수 있을까 싶지만
쓰면서 마음을 해소하고 싶어서 몇 자라도 끄적이며 쓴다.
목 놓아 울 수도 없고
마음 놓고 말할 수도 없지만
몇 자 안 되게 써 내려간 글이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