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의 흔적

- 꽁이네는 전기 아끼는데 진심 !

by 나무Y

몇일 전 책상을 정리하는데, 낙서 그림 한 장이 툭 떨어졌다. 7월의 무더웠던 어느 한 밤(7월 15일이었는 듯)의 우리 집 풍경 스케치이다.

나는 대체로 물건이나 돈을 아낀다는 개념을 탑재하고 있지 않아, 필요한 만큼 쓰며 산다. 그런 내가, 희한하게도 누군가 수도물을 콸콸 틀어 놓고 설거지를 하거나, 여름날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으면 자꾸 그쪽으로 신경이 쓰여서 잔소리를 해댄다. 그러다가 종국에는 ‘아이구, 대단한 인물 나셨네’ 라는 욕을 먹곤 한다.

이 날도 거실 에어컨은 소심하게 꺼 두고, 딸아이 방의 벽걸이 에어컨에 의지하였나 보다. 집안의 모든 포유동물들, 다 큰 (혹은 이미 늙어가는) 인간 셋, 우리 꽁이, 여름 한철 잠시 우리 집에 몸을 의탁 중이던 서울 고양이 h군 까지 요리 조리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 자고 있는 모습이라니…

서울 아들이 대전에 맡겨둔 h군 소식을 궁금해 하여, 나는 저 펜그림을 휘리릭 그려서 아들에게 카톡으로 보내 주었었다.


다시 보니, 웃기기도 하고 정겹기도 하다. 저렇게 지난 여름날이 갔구먼~~ 몸을 호로록 말고 자고 있는 꽁이를 비롯하여 제법 잘 표현한 듯.


어느 여름밤 풍경(2021. 7.15.)

있다가 꽁이에게 물어 봐야 겠다.

‘꽁아~~ 옴마 그림에 소질 있는 것 같지 않냐?

잘 좀 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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