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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예지 Oct 07. 2018

아픈 누군가의 ‘엄마’가 되어주는 일

맞춤형 가정식 쇼핑몰 「라운드키친7」의 ‘같이가치’ 프로젝트

 중증질환자나 중증 장애인들에게 균형 잡힌 식사는 병원 치료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한 식사를 직접 준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경우에는 가족이나 간병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건강한 집밥을 만들어주는 ‘엄마’의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가정식 반찬 쇼핑몰 「라운드키친7」의 박준형 대표이다. 박 대표는 거동이 불편한 중증질환자 및 중증 장애인들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카카오의 ‘같이 가치’라는 사회공헌 플랫폼과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공학도였던 박 대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에 근무하던 회사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어진 그는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트리플제이앤파트너스」라는 회사를 창립하고 「라운드키친7」이란 브랜드를 론칭했다. 맞춤형 가정식의 정기배송이라는 특별한 색깔을 가진 「라운드키친7」은 일반인들의 응모를 통해 레시피를 확보하고, 레시피 제공자에게는 러닝 로열티를 지급하는 독창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라운드키친7」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메뉴에는 레시피 제공자들의 이름이 ‘어머니’, ‘할머니’ 등의 정겨운 호칭과 함께 붙어있다. 그야말로 어느 가정의 ‘집밥’인 셈이다.

 

 박 대표가 새롭게 기획한 ‘같이 가치’ 프로젝트는 이러한 「라운드키친7」의 따뜻한 집밥을 중증질환이나, 영구적 장애로 거동이 힘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가 질병의 정도와 가정 형편을 고려하여 선정한 10가구에게 맞춤형 가정식을 배달하는 방식이다. 「라운드키친7」은 지난 2016년 성북구 보건소의 영양플러스팀과의 협업으로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고령자들에게 가정식을 지원한 바가 있는데, 그 과정에서 박 대표는 고령자들의 대부분이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으며, 이에 개개인의 상태에 따른 맞춤형 식단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경험이 이번 ‘같이 가치’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되었다. 

 

 박 대표는 ‘같이 가치’ 프로젝트 이전에도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온 경험이 있다. 굿네이버스, 성북구청, 사랑의 열매와 각각 협업하여 학대받는 아동이나 저소득층 가정, 고령가구에 지속적으로 가정식을 지원해왔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성북구청과의 지원 사업으로 수혜를 입은 가구는 총 24가구, 기부금액으로는 약 1700만 원에 이른다. 그가 이렇게까지 「라운드키친7」을 착한 기업으로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나름의 소신으로부터 기인한다. 그는 이윤의 창출과 상관없이 모든 기업의 DNA 속에 ‘사회적 기업’의 인자가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기업 활동을 통해 ‘감춰진 가치’를 찾아내는 일, 그의 가슴이 뜨겁게 뛰는 이유이다. 각 가정의 숨어있는 레시피를 집 밖으로 끌어내고, 그 레시피를 통해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집밥’을 만들어내는 일, 작은 것 하나하나에서 몇 배의 의미를 찾고자 했던 그의 세심함이 찾아낸 「라운드키친7」만의 특별한 메커니즘이다.  

 

 ‘같이 가치’는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사회 공헌 플랫폼의 이름으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같이 가치’ 플랫폼을 통해 모금을 진행하게 된다. 목표 모금액은 5백만 원인데, 이 금액은 모두 재료비, 포장비, 배송비로 나가게 되고, 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고스란히 기업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박 대표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업계에서 조금씩 가치를 인정받아 가고 있는 「라운드키친7」의 잠재력을 믿기 때문이다. 「라운드키친7」은 입점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롯데백화점과 설음식 특집전을 열기도 하였으며, 카카오톡의 옐로우기프트 서비스를 통해 ‘프리미엄 가정식 생일상차림’을 론칭하여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비싼 원가에도 불구하고 최상의 재료만을 추구한다. “서해안 멸치보다 남해안 멸치가 비싼데, 저희는 남해안 멸치 중에서도 제일 상급의 멸치를 써요.”라며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 건강이라는 가치에 대한 고집이 묻어난다. 박 대표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해 “이번 ‘같이 가치’ 프로젝트가 저희에게는 또 한 번의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떨리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슴을 뛰게 하는 일임에는 분명해요. 부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그에게 「라운드키친7」은 세상에 대한 가슴 뛰는 사랑이다. 그가 세상을 사랑하는 방식이 「라운드키친7」에 모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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