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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예지 Oct 20. 2018

“오늘의 곧 내일이다.”

-성북시민정치학교 :지방의원의 역할 및 선거 출마과정의 이해


 일상에서의 정치 참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며, 지방의원직을 통해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해보고자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지방의원이 되고자 하는 결심을 했다 하더라도, 지방의원이 수행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들인지, 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격이 필요하며, 어떠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일은 쉽지 않다. 이러한 고민에 대해 도움을 주고자 지난 10월 13일 ‘무중력지대 성북’에서 열린 ‘일상 속 민주주의를 위한 성북시민정치학교’에서는 이윤희 전 서울시 의원을 모시고 ‘지방의원의 역할 및 선거출마 과정의 이해’라는 제목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윤희 전 서울시 의원은 제6대 성북구의회 의원을 시작으로 서울시 결산검사위원, 민주당 서울시당 여성위원회 상임위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대변인,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의원 등을 거쳐 제9대 서울시의회 의원을 지낸 바가 있다. 이날 수업에서 이윤희 전 서울시 의원은 의정활동에 참여하게 된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알기 쉽게 지방의원의 역할과 선거출마 과정에 관해 설명함으로써 수업참여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방의원의 역할은 크게 조례제정이나 개정과 관련된 입법,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위한 행정사무감사, 마찬가지로 집행부의 활동에 대한 감시자로서의 역할 중 하나로 예산심의가 있으며, 그 외에도 지역 주민의 민원을 해결해주고,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일, 임시회의 및 본회의 참석, 업무보고나 정책제안도 지방의원의 역할에 포함된다. 특히 이윤희 전 서울시 의원은 과거 성북구 연극문화 복합센터나 서울시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대한 5분 발언의 경험을 되새기며 의원들의 역할 중 시정 질문과 5분 발언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우리나라의 지방 자치는 대한민국의 정부 수립과 함께 시작되었으나, 1961년 5·16군사정변으로 지방의회가 강제 해산된 이후 30여 년간 지방 자치의 공백기를 겪다가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하고, 1995년 6월 27일에 처음으로 실시된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동시에 선출함으로써 부활했다. 지방의원은 원래 본업과 의정활동을 병행하며 따로 보수를 받지 않는 명예직이었으나, 2006년부터 유급직으로 전환이 되었다. 지방분권이 확대되며 늘어가는 지역 주민의 의견을 의정활동에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정책형성과 조례제정과 관련된 의원들의 전문성이 요구되었으며, 또한 이러한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의정활동을 위한 시간의 확보가 필요했다. 그러나 명예직의 구조 내에서는 본업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의정활동에 대한 참여를 축소시킬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지금의 지방의원 유급제를 도입하게 되었다.


 지방의원의 유급제 전환을 계기로 의원들에게 요구되는 전문성은 한층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행정 관련 업무의 수행 경력이 의원들과 비교하면 훨씬 많다고 할 수 있는 집행부 공무원들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만큼의 행정업무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이윤희 전 서울시 의원은 지속적인 연구와 정보의 습득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사회적 논쟁거리나 정치적 논쟁거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물론이고, 스터디 그룹이나 동아리 활동, 정치 캠프 등을 통해서 정치에 대한 나름의 가치관이 형성되어야 하며, 그 가치관에 따라 사회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에서는 내가 필요한 정보를 입수하기가 매우 용이하기도 하나, 반면 확실한 노선을 갖고 그 정보를 걸러내지 않으면 도리어 그 많은 정보가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이윤희 전 서울시 의원은 의정활동 초기에 ‘movement’와 ‘politics’의 차이를 깨달음으로써 의정활동을 좀 더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학생회장 출신이었던 이 전 의원이 발견한 ‘movement’로써의 정치 참여와 ‘politics’로써의 정치 참여의 차이점은 바로 ‘협상과 타협’에 있었다. 학생운동 시절에는 데모를 통해 원하는 바를 쟁취하려 했다면, 의정활동에 있어서는 함께 하는 의원들이 비록 나와는 정치적 노선이 다르다 할지라도, 기본적으로는 그들에 대한 ‘존경’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각 의원으로부터 최대한의 장점을 끌어내 협치하는 것이 성공적인 의정활동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다른 하나는 양보하는 것’, 이러한 협치에 대한 가치관이 이 전 의원이 의정활동을 통해 다양한 조례들을 제정 및 개정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한편, 지방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정당 공천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각 당에서는 이와 관련된 엄격한 자격 심사 기준을 갖고 있다. 이윤희 전 서울시 의원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권력형 성폭력이나 친인척 채용 비리에 연루되었을 경우에는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청와대의 고위공직자 인사배제 7대 원칙인 병역면탈, 부동산 투기, 탈세, 위장전입, 논문표절, 성 관련 범죄, 음주운전 중 일부를 반영하고 있다. 경선 시 가점과 감산의 기준도 살펴볼 수 있었는데, 여성의 경우 총득표수의 25%, 장애인 25%, 청년은 선거일 기준으로 만 29세 이하일 경우 25%, 만 30세 이상부터 만 35세 이하는 20%, 만 36세부터 만 42세 이하는 15%, 만 43세부터 만 45세까지는 10%, 그리고 정치 신인의 경우 10%의 가점을 적용하고 있었으며, 중도사퇴 선출직 공직자의 경우 총득표수의 10%, 경선 불복 경력자는 20%, 탈당 경력자는 20%,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 평가결과 하위 20%에 한해서는 10%의 감점을 적용하고 있었다. 


 이날의 수업은 지방의원의 역할이나 선거출마과정에 대해 단지 이론적인 지식이 아닌, 전직 시의원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현장성 있고, 생동감 넘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는 데에 그 특별한 의의가 있었다. 이윤희 전 서울시 의원은 “오늘이 곧 내일입니다.”라는 문구를 마지막으로 제시하며, 우리 마을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가 내일은 정치적 동반자가 되어 모두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당부하며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오늘의 작은 변화는 내일의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 이날 수업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강사와 수업참여자 모두의 열띤 분위기는 성북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 낼 작은 변화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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