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싱을 아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말이기는 하지만
오래 전부터 있던 건강요법이기도 하다.
일명 맨땅요법이라고 불렸던.
어싱은 earth라는 지구에 ing가 붙어서 생긴 말이다.
내 식대로 표현하자면
'지구하기' 정도로 표현하고 싶다.
지구에 붙어 사는 우리.
지구라는 파란 별, 이 아름다운 자연이 없다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는 절대 진리.
그런데 현대인은 이 지구, 자연에서 멀어져 병이 들고는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는 시사점이 있다.
죽을병에 걸려 병원에서도 포기했는데
기어 기어 산에 들어가
산에서 나는 음식 먹고 산에서 살며 치유되었다는 이야기.
이 프로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양평에서 살면 무릎도 안 아프고 더 건강해졌는데
이사 와서 잡초 뽑고 장미 가꾼다고 무리무리무리.
여기저기 쑤시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래서
며칠 전부터 어싱을 시작했다.
부드러울 거라 예상했던 잔디는 생각보다 까슬했다.
아침에 어싱을 하면 새벽 이슬에 젖은 잔디를 밟게 된다.
10시 지나 밟으면 조금은 더 보송보송해져 있다.
그런데 몇 걸음도 걷지 못한 나의 어싱은
어느새 사이비 뽑기로 변질된다.
비슷하지만 진짜가 아닌 것이다.
이름을 몰라 사이비풀이라고 이름 붙인 이 풀은
잔디와 똑닮았지만 줄기에 붉은 빛이 있다.
시간이 지나니 이렇게 키가 자라 쉽게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허리, 무릎 아프다고 시작된 어싱인데
나는 밀레의 <이삭줍기> 속 여인처럼
그렇게 이 사이비풀들을 솎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누구는 여기 머물고, 누구는 뽑혀야만 하는
이 기준은 왜 존재하는가."
내 마음은 갈등한다.
'사이비풀도 여기 살게 해주고 싶어.'
'잔디밭은 말끔한 게 생명이야. 그러니 '잡초'는 뽑아!'
'생명'에서 어느새 잡다한 풀, '잡초'가 되어버린 사이비풀은
그렇게 내 마당에서 사라진다.
어싱과 사이비 뽑기
이상한 조합이다.
'지구하기'와 '지구 생명체 죽이기'라니.
좋은 결말을 맺고 싶다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