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싱(earthing)과 사이비

by 유진

요즘 어싱을 아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말이기는 하지만

오래 전부터 있던 건강요법이기도 하다.

일명 맨땅요법이라고 불렸던.


어싱은 earth라는 지구에 ing가 붙어서 생긴 말이다.

내 식대로 표현하자면

'지구하기' 정도로 표현하고 싶다.


지구에 붙어 사는 우리.

지구라는 파란 별, 이 아름다운 자연이 없다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는 절대 진리.

그런데 현대인은 이 지구, 자연에서 멀어져 병이 들고는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는 시사점이 있다.

죽을병에 걸려 병원에서도 포기했는데

기어 기어 산에 들어가

산에서 나는 음식 먹고 산에서 살며 치유되었다는 이야기.

이 프로에서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양평에서 살면 무릎도 안 아프고 더 건강해졌는데

이사 와서 잡초 뽑고 장미 가꾼다고 무리무리무리.

여기저기 쑤시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래서


KakaoTalk_20210918_102546325_07.jpg 잔디 밭에서 어싱


며칠 전부터 어싱을 시작했다.

부드러울 거라 예상했던 잔디는 생각보다 까슬했다.


아침에 어싱을 하면 새벽 이슬에 젖은 잔디를 밟게 된다.

10시 지나 밟으면 조금은 더 보송보송해져 있다.


그런데 몇 걸음도 걷지 못한 나의 어싱은

어느새 사이비 뽑기로 변질된다.



KakaoTalk_20210918_102546325_05.jpg 잔디 사이에서 삐죽 자란 사이비

사이비(似而非)

비슷하지만 진짜가 아닌 것이다.


이름을 몰라 사이비풀이라고 이름 붙인 이 풀은

잔디와 똑닮았지만 줄기에 붉은 빛이 있다.

시간이 지나니 이렇게 키가 자라 쉽게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KakaoTalk_20210918_102546325.jpg 잠깐 사이에 뽑힌 사이비풀


허리, 무릎 아프다고 시작된 어싱인데

나는 밀레의 <이삭줍기> 속 여인처럼

그렇게 이 사이비풀들을 솎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생각한다.


"누구는 여기 머물고, 누구는 뽑혀야만 하는

이 기준은 왜 존재하는가."


내 마음은 갈등한다.

'사이비풀도 여기 살게 해주고 싶어.'

'잔디밭은 말끔한 게 생명이야. 그러니 '잡초'는 뽑아!'


'생명'에서 어느새 잡다한 풀, '잡초'가 되어버린 사이비풀은

그렇게 내 마당에서 사라진다.


어싱과 사이비 뽑기

이상한 조합이다.


'지구하기'와 '지구 생명체 죽이기'라니.


좋은 결말을 맺고 싶다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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