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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Oct 02. 2021

자연, 혜자스럽구나.

국민 엄마로 불리며 오랜 세월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신 배우 김혜자. 이 분의 옛날 인터뷰를 유튜브 알고리즘이 이끄는 대로 부유하다 만나게 되었다.


<전원일기>라는 프로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도 방영했었는데, 아침에 혼자 일어나 티브이 앞에서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실제 요리도 잘 하지 못하고, 가족들의 희생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고 하는 김혜자 배우님.


실제 생활은 그랬을지 모르지만, 인자하고 넉넉한 품성과 해맑은 미소로 우리에게는 이제 "혜자스럽다"라는 독보적인 단어가 되어주셨다.


김혜자 배우를 모델로 내새운 한 편의점의 도시락이 가격 대비 푸짐해서 생긴 이 말은  이제 '넉넉하고 인심 좋은 그 무엇'을 가르키는 말로 쓰이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자연을

"혜자스럽다."라고 말하고 싶다.

                                                                                

새소리 들리는 아침


아침에 마당에 나가보니 밤새 또 비가 내렸나보다.

마당을 둘러보는데 다양한 소리가 귀를 장식한다.


이렇게 자연에 살면 새소리, 풀벌레소리, 고라니소리, 고양이소리 등 많은 소리를 듣게 된다.


밤에도 창문을 열고 자는 큰아이는 사람처럼 외치는 고라니 소리를 들으며 화들짝 잠에서 깨고는 한다.


나는 봄부터 여름까지 소쩍새와 뻐꾸기 소리를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소쩍새의 소리를 뻐꾸기 소리로 착각했는데 뻐꾸기는 확실하게 "뻐꾹 뻐국" 이렇게 외친다.

반면에 소쩍새는 "솥쩍 솥쩍" 하고 운다. (내 귀에는 '쏘옥 쏙'에 가깝다.)


(소쩍새는에는 전설이 있다. 며느리가 밥 먹는 것도 싫어 작은 솥을 주고 밥을 하라고 한 시어머니와 이런 시집살이를 견디다 못해 죽은 며느리 이야기이다.

이 며느리는 죽어 "솥쩍 솥쩍"하며 우는 소쩍새가 된다.)


매미의 대단한 목청


어제는 또 매미가 나타나 귀를 때리는, 대단한 목청을 선보여 주었다.


이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비 온 뒤에 듣는 시냇물 소리이다. 배산임수의 지형을 좋아하는지라 작은 시냇물이지만  집 앞에 물이 있어 이 집이 더 마음에 들었었다.


시냇물소리 (바람소리가 더 크게 녹음됨^^)


취미가 되어버린 잡초 뽑기를 하며 마당에 쪼그려 앉아 잡초와 씨름할 때, 귀를 간질이며 힘 내라고 위로해주는 시냇물 소리이다.


이렇게

살아보니

양평은 소리 부자인 동네이다.


아니 자연,

그저 내어주는 자연이

혜자스러운 것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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