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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Oct 02. 2021

태양의 가치를 묻다

피부 아래 혈관이 보일 정도로 파리한 피부에

깡바른 몸매의 소년.

치유를 위해 바닷가 마을에 머물게 되는데


강렬한 태양빛,  모래 위에서의 발리볼

산책과 휴식, 건강한 음식 등


그 후 소년은 구릿빛 피부의 건강한 몸으로  변하게 된다. 


이런 전형적인 소설이 떠올랐다. 

"태양빛이 왜 좋냐"라는 질문에 말이다.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우리는 아픈 사람에게  방 구석에만 있으라고 하지 않는다.

나가서 햇볕을 좀 쬐라고, 바람을 쐬라고 한다. 


그런데 히키코모리라고 하면?


자연적으로

어두운 방, 모니터 안에서 명멸하는 게임

주위에 낭자한 컵라면 용기들.

이런 장면이 떠오른다. 


뉴스 기사에서 햇볕에 노화된 피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운전자의 얼굴 반쪽은 햇볕의 공격을 받아 쭈글쭈글

반대쪽은 탱탱한, 그야말로 반반이었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자연물 그 누가 '나는 태양이 싫어' 하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가.

(하다 못해 물티슈에도 방부제가 들어있는데,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은 안전할까?)


햇볕을 받아 건강해진 소년   VS   해를 받아 늙은 피부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가장 큰 에너지는 태양에너지이다. 

식물은 그 태양에너지의 변형이다. 

그리고 초식동물은 그 식물을 먹고 단백질을 얻는다. 

(동물은 스스로 단백질을 형성하지 못한다.) 

우리가 접하는 생명체는 모두 태양에너지의 변형인 것이다.  


게다가 태양은 살균, 비타민 D 형성, 면역력 강화 등에도 도움이 된다.

            

태양빛을 받아 잘 자란 텃밭의 참외


나는 어릴 때부터 햇볕이 비치는 창가쪽에 앉고는 했다.

따스한 햇살이 좋았다.  

그 덕에 얼굴에는 주근깨가 앉았다.  

지금은  기미가 앉고 있다.  


그러니 내 몸이 증명하지 않는가! 

태양이 나를 노화시킨다고.


하지만.

올 여름 강릉에 서핑을 하러 갔을 때 

서핑 강사들의 피부는 그야말로 구릿빛 피부의 소년처럼

잘 그을린, 윤기 나는, 잡티 없는 그런 피부였다. 

그들 모두가 말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햇볕이 아주 강한 때를 제외해서 

하루에 한 번 이상은 햇볕바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를 비추는 아침 태양

태양 아래 몸을 누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에너지가 차오른다.

눈을 감으면 붉은 빛이 아른거린다. 

따스하다. 


태양은 그동안 너무 홀대당한 것이 아닐까.


태양에 대해 다시 묻고 싶다.   


"태양의 가치는 무엇입니까?" 


햇볕바라기 할 때 앉는 낡은 나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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