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근하기까지의 기록
두 아이가 후다다닥 등교를 했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아이들은 학교를 가고 나니 집이 금세 적막해졌다. 지금 막 썰물처럼 가족들이 빠져나간 텅 빈 집엔 나와 어질러진 옷가지들 뿐이었다.
텅 빈 집처럼 내 마음도 공허했다. 이 마음을 애써 지워보려 음악을 크게 틀었지만 그때뿐이었다.
이번엔 전화를 걸었다. 아는 동네 친구들에게 몇 통을 걸고 나니 더 이상 전화할 사람이 없다. 그들은 다 직장에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내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살림에 그다지 재능이 없는 나는 갈 곳이 있고 할 곳이 있는 그들이 부러웠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2층에 사는 동네 친구였다.
"못지야. 나 알바 구했어. 2시간짜리 꿀알바야!"
이 친구까지 일을 구할 줄이야... 나와 함께 전업주부로 육아에 전념하던 친구라 언제든 통화할 수 있는 상대였다. 이 친구마저 일자리를 구했다고 했을 때 나는 결심했다.
'그래 나도 알바를 구하겠어!'
육아와 병행해야 하니 풀타임 재취업은 힘들 것 같고 파트타임 알바라면 할만할 것 같았다. 그렇게 아이들이 학교 갔을 때 일할 수 있는 알바자리를 구하러 몇 개월째 방황하던 때였다.
당근에서 3시간짜리 음식점 홀서빙 알바를 구했다.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확 몰리는 김치찜 가게 알바였는데 무척 긴장되었다. 구인이 급했는지 면접을 따로 보지도 않고 바로 일하러 오라고 말했다. 그렇게 나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육아만 하다 아주 오랜만에 다시 알바를 하게 됐다.
홀서빙 알바는 나와 맞지 않았다. 등줄기에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열심히 했지만, 나의 어설픔은 가려지지 않았다. 전업주부였다는 말에 살림 경력이 있으니 홀서빙을 잘할 거라 기대했던 주인은 나의 어설픈 실력에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물었다.
"원래 무슨 일 하셨어요?"
"치위생과 나와서 치과에서 일했어요."
"그럼 하던 일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
그렇게 홀서빙 알바 하루 만에 잘리고 말았다. 하루 만에 잘리다니 자존심이 상했다. 속상한 가운데 주인아주머니의 한마디가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그럼 하던 일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
정말, 나는 다시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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